[건강먹방] 설 이후 남은 과일…‘이렇게’ 먹으면 독 된다

비타민, 미네랄 등 풍부한 과일이지만 잘못 먹으면 췌장에 부담 줘

설 명절 흔히 먹는 과일, 건강에 좋더라도 식후 먹으면 췌장에 부담 줘 혈당 건강을 악화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일은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 항산화 물질이 많지만 의외로 매일 챙겨먹기 어렵다. 하지만 설 연휴는 이야기가 다르다. 차례상, 설 선물세트 등으로 과일이 흔한 설에는 평소 과일 먹기를 게을리하는 사람도 한두 조각씩 먹게 된다. 오랜만에 먹는 과일이라고 과하게 먹거나 식후 먹으면 건강에 독이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건강에 이로운 과일이지만 식사 후 먹으면 혈당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췌장에 부담을 줘 혈당 조절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다. 췌장은 음식물이 몸에 들어오면 혈당을 낮추는 호르몬인 인슐린을 분비한다. 인슐린은 혈액 속 포도당을 세포 안으로 흡수시켜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지방으로 전환해 혈당 수치를 식사 전 상태로 되돌린다.

식후 오른 혈당이 다시 식사 전 상태로 돌아가기까지는 약 2시간이 걸린다. 식후 바로 과일을 먹으면 췌장은 더 많은 인슐린을 분비해야 한다. 이렇게 췌장의 활동이 잦으면 과부하로 인해 당뇨병 위험이 높아진다.

비만을 유발할 수 있는 점도 조심해야 한다. 식사 과하게 과일을 먹으면 체내 지방 합성도 촉진된다.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남은 포도당이 지방으로 저장돼 비만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특히 과일에는 과당이 많다. 과당은 포도당보다 흡수 속도가 빨라 몸에 필요한 양보다 많이 먹으면 지방으로 축적이 잘 된다.

과일의 영양성분을 현명하게 잘 이용하려면 식사하기 1~3시간 전이나 식후 2~4시간 후 먹는 게 좋다. 식사하기 전에 먹으면 과일의 영양 흡수율이 높아진다. 과일 속 식이섬유 등으로 인해 포만감을 느껴 전반적인 식사량이 줄어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도 있다. 식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먹는 과일은 췌장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이미 췌장의 활동이 끝난 뒤므로 췌장이 다시 인슐린을 분비해도 무리없는 시간이다.

한편 명절에 선물받은 과일은 종류별로 구분해 보관하는 게 좋다. 사과, 배, 샤인머스켓 등 여러 과일을 한 곳에 두면 신선도가 떨어지고 일찍 상할 수 있다. 예컨대 사과와 배를 같은 공간에 보관하면 사과에서 에틸렌이 생성·배출돼 배를 상하게 만든다. 에틸렌은 과일이나 채소가 익을 때 만들어지는 호르몬으로 과일 숙성을 이끈다. 배, 키위, 감, 오이 등은 에틸렌에 민감한 과일이므로 에틸렌이 잘 생성되는 사과, 자두, 살구 등과 함께 두지 않는 게 좋다.

〈3줄 요약〉
✔ 설 명절 흔히 먹는 과일, 건강에 좋더라도 식후 먹으면 췌장에 부담 줘 혈당 건강 악화
✔ 과일에는 포도당보다 흡수 빠른 과당이 많아 과다 섭취 시 비만 유발
✔ 식사 1~3시간 전, 식후 2~4시간 후 먹는 과일이 건강에 이로움

[‘건강’한 ‘먹’거리 정보’방’, 건강먹방은 자주 접하는 식품에 대한 궁금증을 다루는 코너입니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기자가 일상에서 무심코 넘어가는 영양 정보를 쉽게 풀어 안내해드립니다.]

    최지혜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