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이 꽁꽁”…손발 찌릿하고 감각도 둔해지면?

강추위가 몰아닥친 요즘, 50대 주부 A 씨는 손이나 발이 찌릿찌릿하고 감각까지 둔해지는 느낌이 자주 든다. 당뇨 수치가 조금씩 높아져 찜찜하긴 했지만, 추위에도 밖으로 자주 돌아다니다 보니 “혈액순환이 잘 안 되나 보다”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다 오늘은 다리에 힘이 빠지고 몸 움직임까지 예사롭지 않다. 근처 병원을 찾았더니, 당뇨 검사부터 해보자 한다. 그러더니 당뇨발 전조증상이거나 말초신경염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말초신경염? 처음 들어보는 병명이다.

우리 몸 신경은 크게 뇌 및 척수의 ‘중추신경계’, 몸통과 팔, 다리 등으로 이어지는 ‘말초신경계’로 나뉜다. 특히 말초신경계는 각 신체 말단 부위에서 수집한 정보를 중추신경계에 전달하는 ‘감각신경’, 그 반대로 중추신경계에서 근육 등 말단으로 전달하는 ‘운동신경’, 그리고 외부 감각에 즉각 반응하는 ‘자율신경’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우리 몸의 면역세포는 외부로부터 특정한 자극을 받았을 때 이를 처리하기 위해 항체를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그 말초신경에 염증이 생겼다는 얘기다.

염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다. 상처 등의 외부 손상에 의한 것일 수도 있고, 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도 있다. 면역세포가 자기 신경을 공격하는 자가면역성 말초신경염도 있다.

또 영양부족이나 납 중독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성인에서 가장 흔한 말초신경염의 원인은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알려져 있다. 염증을 놔두면 당뇨발 같은 궤양성 질환으로도 이어질 수 있는 것.

대동병원 신경과 문인수 과장은 24일 “말초신경염은 손상 신경계와 위치에 따라 증상이 나타난다”면서 “외부 및 여러 신체 부위에서 발생한 자극을 감지하고 뇌로 전달하는 신호로 바꾸는 감각신경에 이상이 발생하면 해당 부위 감각이 저하된다”고 했다. “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저리거나 찌릿찌릿한 통증이 나타날 수 있으며 남의 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운동신경은 또 근육을 수축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여기에 이상이 생기면 해당 부위에 근육의 힘이 떨어져 단추를 잠그거나 지퍼를 올리는 등의 일상적 행동까지 어려워진다.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기면 기립성 저혈압, 즉 앉았다 일어서면 어질어질하는 저혈압 상태가 올 수 있다. 변비, 설사, 입 마름 증상 등도 나타난다.

말초신경염은 신경전도 검사 또는 근(筋)전도 검사로 알아낸다. 신경과 근육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분석하는 검사다. 주로 손, 발이 저리거나 근력이 떨어지는 때, 근육통이나 안면 마비 등이 있을 때 시행한다. 문 과장은 “말초신경염 증상과 비슷한 질환이 많아 개인이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으므로 2주 이상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말초신경염 통증은 약으로도 어느 정도 좋아지긴 한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염증 원인을 찾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당뇨병으로 인한 경우,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당뇨발 등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윤성철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