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내에선 자해 환자 중 자살 고위험군 환자를 선별해 내는 구체적인 분석이 충분하지 않았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 김혜현 박사와 사회복지대학원 송인한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진혁 박사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은 자해 환자들과 자해에서 자살까지 이어진 환자들의 특징을 각각 분석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2002년부터 2020년까지 자해로 병원을 방문한 이력이 있는 6332명을 대상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자해 환자군은 사회·경제적으로 다른 특징이 나타났다. 흡연, 의료급여 수급, 정신과 진단 병력 여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자해 환자가 끝내 자살까지 이를 때에는 신체적 건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증 장애를 비롯해 장애를 보유하거나 정신과 진단 병력이 있는 경우, 과거 자해 시도에서 치명적인 자살 도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환자가 위험했다. 특이할만한 점은 기저질환을 보유해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도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가 보유하고 있는 기저질환의 수준을 확인하는 ‘CCI 점수'(기저질환지표)로 확인한 결과다. CCI 점수가 높을수록 평소 환자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박유랑 교수는 “자해 이후 자살로 사망할 위험도가 높은 환자에 대한 차별화한 자살 예방전략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정신의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정신의학연구(Psychiatry Research)»에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과 대한의료정보학회의 지원을 받았다.
※ 자해는 정신건강이 악화하며 스스로를 다치게 하려는 마음은 있지만, 스스로 삶을 끝낼 생각은 없는 상태에서 고의로 자신의 몸에 상처를 내는 행동이다. 대체로 주변에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는 사람이 없다고 느낄 때 자해를 하기 쉽다. 따라서, 전문 의료진이나 심리전문가, 가족이나 친구 등에게 정서적 지지를 받는다면 자해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에 연락하면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소중한 사람의 자살 위기, 이렇게 도와주세요! ▶(보기) 소중한 사람의 ‘자살 신호’를 외면하지 말고 관심을 가져주세요. ▶(듣기) ‘지금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지’, ‘어떻게, 얼마나 마음이 힘든지’ 물어보고 들어주세요. 이때 비난, 충고 및 섣부른 해결책 제시는 오히려 역효과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표현을 많이 사용해 주세요. ▶(말하기) 소중한 사람의 자살 위험성을 점검하고 가족과 친구를 비롯한 주변인과 경찰·소방서, 자살예방센터(109) 등의 전문가에게 자살 징후를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