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토종 바이러스’ 한탄바이러스, 3시간 내 감염 확인 가능해져

매년 300~500명 감염...진단 장비도 휴대용으로 소형화

야생 쥐 자료 사진. 경기도 연천과 포천 등지에서 향토병을 일으키는 한탄바이러스는 야생 쥐 등 설치류를 통해 감염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견한 ‘한탄바이러스’의 감염 여부를 3시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신속하면서도 정확도가 높을 뿐 아니라 진단 장비 역시 휴대가 가능해 향후 활용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고려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팀이 개발한 기술이다. 세포에 존재하는 매우 작은 크기의 구멍을 분석해 유전체를 해독하는 나노포어 장비를 활용했다.

기존에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활용했다. 바이러스 전체의 유전체를 분석하는 방식 탓에 비용이 많이 들고 진단에도 하루 이상이 소요했다. 반면, 새로운 진단법은 3시간 안에 한탄바이러스의 유전체를 해독할 수 있을 정도로 빠르고 정확도도 개선했다. 나노포어 장비 특성상 소형화에도 용이해 진단기를 휴대할 수도 있다.

한타바이러스의 일종인 한탄바이러스는 경기도 북부의 포천과 연천 등 한탄강 유역의 풍토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야생 쥐 등 설치류로부터 감염된다. 신장 기능 부전을 일으킬 수 있는 유행성 출혈열(신증후군 출혈열)을 유발한다. 신부전, 출혈, 혈소판감소증, 쇼크 등을 동반하는 급성 발열 증상이 특징이다.

국내에선 한해 300~500명이 감염된다. 과거 7%대에 달했던 치사율은 1% 수준까지 낮아졌으나, 최근까지도 사망 환자가 나온다. 따라서, 질병관리청은 3급 법정 감염병으로 지정해 감염 사례를 전수 관리한다.

한탄바이러스는 1976년 고려대 의대의 고(故) 이호왕 명예교수 연구팀이 최초로 발견해 학계에 보고했고, 1988년에는 백신을 개발했다. 현재까지 ‘한타박스’란 이름의 제품으로 예방접종이 이뤄지고 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송진원 교수는 고(故) 이호왕 교수의 제자다.

송진원 교수는 “야외에서도 빠른 시간 안에 한탄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등 신속한 진단이 가능해져 신증후군 출혈열의 진단과 치료, 예방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논문은 바이러스학 분야의 최상위권 학술지인 «의료세균학 저널(Journal of Medical Virology)» 최근호에 게재됐으며, 다음 링크(https://onlinelibrary.wiley.com/doi/abs/10.1002/jmv.29346)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고려대 의대 연구진이 새로 개발한 한탄바이러스 감염 진단법 모식도. [자료=고려대의료원]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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