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신약 ‘간테네루맙’…최종 임상 실패 “독성 단백 제거 효과 낮아”

3상 GRADUATE 전체 분석 결과 공개..."위약과 비교해 큰 차이 없어"

[사진=로슈]

글로벌 빅파마 로슈가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치매 신약 ‘간테네루맙’이 최종 임상평가에서 실망스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 약물을 사용했을 때 주요 발병 원인으로 꼽히는 독성 아밀로이드 단백을 제거하는 제한적인 효과가 확인되기는 했다. 하지만 환자들의 전반적인 임상 증상 개선 혜택을 놓고는 “효과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알츠하이머 치매 표적 항체의약품 간테네루맙의 글로벌 임상 3상 ‘GRADUATE I 및 II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NEJM)> 2023년 11월 15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개발사인 로슈는 1년 전 예비분석 결과를 한 차례 발표한 바 있는데, 이번 자료는 전체 임상데이터로 평가된다.

주요 결과를 보면 간테네루맙을 투여한 경우 독성 아밀로이드 단백이 부분적으로 제거되고 일부 바이오마커(생체지표)가 개선되기는 했으나, 이러한 변화가 임상적 증상 개선으로 이어질 만큼 효과가 크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에는 알츠하이머병으로 인한 경도인지장애(MCI) 또는 경증 치매가 있고, PET 영상 또는 뇌척수액(CSF) 검사상 아밀로이드반의 축적 소견이 있는 1965명의 임상참가자가 등록됐다. 이들을 대상으로 27개월 동안 간테네루맙의 효과와 안전성을 위약(가짜약)과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점수가 높을수록 인지장애가 심함을 의미하는 임상치매척도(CDR-SB, 범위 0~18점) 변화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로 연구의 1차 평가변수로 잡힌 약물 치료 116주차에 간테네루맙 치료군과 위약군 사이에 CDR-SB 점수 변화(연구 시작 시점과 비교)는 차이가 없었다. 해당 지표와 관련해 116주차 CDR-SB 점수는 GRADUATE I 연구에서 간테테루맙 치료군 3.35점, 위약군 3.65점이었으며, GRADUATE II 연구에서는 각각 2.82점과 3.01점으로 유의한 차이가 보고되지 않은 것이다.

책임저자인 워싱턴대학교 의과대학 신경과 랜달 J. 베이트먼 교수는 “두 임상시험의 통합 데이터를 기반으로 1, 2차 결과를 분석했을 때 이 약물의 유익한 임상 효과를 확인하지는 못했다”며 “간테네루맙은 아밀로이드 플라크(반)를 부분적으로 제거하고 알츠하이머병의 일부 가용성 바이오마커를 개선했지만, 독성 단백을 제거하는 정도가 예상보다 작았다”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약제의 주요 부작용으로 알려진 뇌부종 및 미세출혈 등의 ‘ARIA(amyloid-related imaging abnormalities)’ 부작용 이슈가 예상보다 높게 나왔다. 간테네루맙을 투여한 참가자의 24.9%에서 부종을 동반한 ARIA-E 부작용이 발생했다. 다만 대부분의 사례는 무증상이었으며, ARIA-E와 관련된 사망 사례는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알츠하이머 신약개발재단(ADDF) 하워드 필릿 박사는 “간테네루맙 연구가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하지는 못했지만, 질병 초기부터 치료적 개입을 시작해야 할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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