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췌장암, 혈액 검사로 조기 발견 가능”

췌장암 구분할 수 있는 13가지 단백질 확인

췌장암 진단 후에도 현재 췌장암에 대한 임상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없어 의료진은 개별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옵션이 제한적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췌장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로 불린다. 효과적인 검진 도구가 없어 대부분의 환자는 암이 이미 진행돼 주변 장기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을 때 진단을 받는다.

학술지 《커뮤니케이션 의학(Communications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췌장암의 초기와 말기 단계를 구분할 수 있는 13가지 단백질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혈액 검사를 통해 이들 단백질의 상태를 확인함으로써 췌장암을 발견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호주의 월터 및 엘리자 홀 연구소(WEHI)의 연구진은 WEHI에 설립한 글로벌 데이터베이스인 ‘퍼플 췌장암 중개 레지스트리’를 분석했다. 이 레지스트리는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전역의 48개 암 센터에서 환자의 치료 과정을 추적하며 4000명 이상의 환자와 2000개의 생체 표본에 대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 레지스트리의 데이터에 따르면 환자의 70%가 진행성 질환으로 진단되는 것으로 나타나 조기 발견을 위한 바이오마커가 시급히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WEHI의 자문 종양학자인 수석 연구원 벨린다 리 박사는 “최첨단 기술과 계산 방법론을 활용해 건강한 사람의 혈액 내 단백질 시그니처를 초기 및 말기 췌장암 환자와 비교한다”며 “우리 세대의 암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는 가장 흔한 유형의 췌장암인 췌관 선암(PDAC)의 초기 단계와 말기를 구분할 수 있는 13가지 단백질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검사는 일반의가 질병 환자를 식별하거나 종양 전문의가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법을 식별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며 “이 방법이 이 침묵의 암을 조기에 진단해 2030년까지 생존율을 3배로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다른 암의 5년 생존율은 개선됐지만 췌관 선암(PDAC)으로 인한 발병률과 사망률은 증가하고 있다. 췌장암 진단 후에도 현재 췌장암에 대한 임상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바이오마커가 없어 의료진은 개별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옵션이 제한적이다.

연구진은 “우리는 췌장암을 진단할 수 있는 단백질을 검증하고 초기 췌장암을 안정적으로 선별하는데 사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췌장암 초기 단계의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최초의 진단 테스트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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