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에 AI 결합하니…비용 ‘산더미’

헬스케어기업 비용진단 <6>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플랫폼 사업 기업들이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훨씬 많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최근 헬스케어 시장에서는 보건의료 빅데이터를 활용한 AI 기술을 내세운 기업들이 주식시장을 비롯해 여러 곳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지만, 자세히 들여다본 기업의 결산 손익계산서에는 빨간불이 깜빡이고 있다.

코메디닷컴과 코스트제로가 지난해 결산자료를 바탕으로 건강관리 키워드 기업(네이버페이증권 기준 106개사)들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관련 업종에서 가장 많은 임금과 연구개발(R&D)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의료 AI 기업인 루닛은 2021년에 이어 2022년에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건강관리기술업에 속한 루닛 등 11개사의 지난해 전체 매출(4789억원) 대비 판관비 비중은 69.9%(3327억원)에 달했다. 제약업(34.3%), 생명과학도구및서비스업(35.5%)보다 크게 높고, 생물공학업(68.4%)과 비슷한 수준이다. 막대한 판관비는 상당수 기업 영업적자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이밖에도 건강관리장비와용품업(88개사), 건강관리업체및서비스업(7개사)가 분석 리스트에 포함 됐다.

♦루닛, 급여-연구개발비 등 지출 많아

루닛은 매출 100억원 이상 건강관리기술업 기업 가운데 판관비 비중이 가장 높았다. 매출(138억원) 대비 판관비(645억원) 비율은 무려 465%로 압도적이다. 이는 급여를 비롯해 판관비를 구성하는 다양한 비용 항목에서 지출이 컸기 때문이다. 특히 급여와 경상연구개발비의 경우 각각의 규모가 매출액을 훌쩍 넘어섰다. .

이 회사의 지난해 급여는 220억원으로 매출 대비 158%이고, 경상연구개발비는 183억원으로 매출 대비 132%였다. 지급수수료도 매출 대비 절반에 가까운 63억원을 썼다. 판관비의 여러 항목 중 하나인 지급수수료에는 대개 소송비용과 경영자문료, 카드수수료, 영업대행료 등이 포함된다.

루닛을 비롯해 건강관리기술업에 속한 11개 기업은 연구개발비로 매출 대비 13.5%를 지출했다. 다만 이지케어텍(0.6%), 비트컴퓨터(1.6%) 등은 일부 기업의 연구개발비 비중이 매우 낮았다. 평균적으로는 바이오기업들(94개사)의 14.0%와 비슷했다.

건강관리기술 업종은 상대적으로 지급수수료 비중도 컸다. 매출액 대비 12.3%를 지출했는데, 이는 건강관리장비와용품업(3.62%)보다 3배 이상 높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케어랩스, 100억이상 매출 기업 중 판관비 1위 

건강관리업체및서비스업 7개사는 지난해 매출(3939억원) 대비 매출원가 비중은 49.6%(1956억원)로 조사됐다. 제약업(59.7%)과 건강관리기술업(56.6%), 생물공학업(53.6%)에 비해 조금 낮은 수준이다.

매출 대비 판관비 비중은 47.2%(1861억원)인데, 판관비 항목 중 지급수수료(13.5%)의 매출 대비 비율이 급여(10.1%)와 경상연구개발비(8.7%)보다 높아 눈길을 끌었다.

100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한 기업 중 판관비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케어랩스다. 미용 의료 정보 플랫폼 ‘바비톡’ 등으로 잘 알려진 케어랩스는 매출액(876억원) 대비 판관비 비율이 107%(939억원)에 달했다. 이 업체는 판관비가 전체 매출액을 넘어서며 작년 총 63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건강관리장비와용품 88개사의 매출(8조9530억원) 대비 매출원가는 50%(4조4870억원) 수준이었다. 판관비는 매출 대비 26%(2조3293억원)를 지출했다.

1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기업들 간에 연구개발 투자 비중의 경우 상위권에서도 기업별 격차가 컸다.  매출 대비 연구개발비가 가장 많은 상위 5개 기업으로는 미코바이오메드 46.3%(74억원), 플라즈맵 39.4%(52억원), 나이벡 24.7%(53억원), 지노믹트리 18.2%(54억원) 등이 있다.

[헬스케어기업 비용진단 7로 이어집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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