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 한발 늦은 비만약 개발…“근육량 지키는 신약” 승부수 통할까

위고비, 젭바운드 대비 시장 진입 늦어져..."투약법 및 처방 대상 차별화 전략" 선언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파스칼 소리오트 최고경영자(CEO). [사진=아스트라제네카 본사 홈페이지 캡처]

다국적 제약기업 아스트라제네카(AZ)가 비만 신약 개발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고 있다. 경쟁 업체인 노보 노디스크나 일라이 릴리에 비해 비만약(GLP-1 계열 주사제) 시장 진입이 늦어지는 만큼, 치료제 처방 대상에도 명확한 차별화 전략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세마글루타이드 성분의 신약 ‘위고비’나 티르제파타이드 성분의 ‘젭바운드’의 경우 최대 27% 달하는 체중 감량 효과로 위절제술에 버금가는 혜택을 과시하고 있다. 이들 제품은 고위험군을 비롯한 일반 비만 인구에도 폭넓은 사용 범위를 강조하는 분위기다.

후발주자인 아스트라제네카는 비만 신약 후보물질을 새롭게 도입하면서, 만성 대사성 질환 관리를 위해 적정 체중 감량이 요구되는 고령 인원들을 우선 타깃할 계획임을 분명히 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파스칼 소리오트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언론 브리핑을 통해 “비만 치료 자체보다는 지속적인 체중 관리 영역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아스트라제네카가 지난주 중국계 바이오기업 에코진(Eccogene)과 경구용 GLP-1 작용제 후보물질 ‘ECC5004(실험물질명)’을 도입하는 데 1억8500만 달러(한화 약 2440억 원)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뒤 발표됐다.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올해 2분기 자체 개발 중인 비만약 후보물질(실험물질명 AZD0186)의 임상평가를 전면 백지화한 뼈아픈 경험이 있다. 제품 개발이 늦어지면서 경쟁사 제품에 비해 시장성이 낮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비만약 시장에는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와 ‘삭센다’, 일라이 릴리의 ‘젭바운드’가 GLP-1 주사제 경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소리오트 CEO는 “회사 차원에서 역점을 두고 있는 분야가 비만과 관련된 고위험 환자들을 선별하고, 체중 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물질들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적정 수준의 체중 감량이 필요한 고령자들을 치료에 우선 순위로 잡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시장에 진입한 GLP-1 주사제 옵션들의 경우 체중의 20% 이상을 감량하는 혜택을 보고하고 있지만, 실제로 모든 인원에게 이러한 치료제가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GLP-1 치료 옵션은 미용상의 이유나 향후 대사질환 등과 같은 예방 목적으로 약 5~10% 사이의 체중 감량을 원하는 인원들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지 않을까 한다”고 의견을 내놨다.

그는 “무엇보다 다음 세대의 약물들은 단순 체중 감량이 아닌, 치료제를 사용하는 인원들의 근육 손실을 줄이고 병용 치료가 용이한 경구용 저분자 화합물이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아스트라제네카가 에코진으로부터 인수한 후보물질은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용 저분자 화합물로 평가된다. 작년 제1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 평가가 진행되기도 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이번 라이선스 도입 계약을 통해 중국 이외 글로벌 지역에서의 제품 판권을 확보한 뒤, 동반질환을 가진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소리오트 CEO는 “비만 약제의 문제점은 치료 과정에서 지방과 근육량이 모두 줄어든다는 것”이라며 “근육량과 관련한 인슐린 민감성을 치료의 핵심으로 봐야한다. 이 부분이 바로 비만 치료의 미개척 영역”이라고 언급했다.

끝으로 “환자의 키와 몸무게를 기준으로 하는 현행 체질량지수(BMI)는 대사질환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고 있으나, 지방이 신체 어디에 분포하는지 또 근육과 지방량을 특징적으로 구분하지 않기에 부정확한 평가로 논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학계와 보건당국도 이러한 지표 기준을 놓고 여러 논의들이 오가는 상황”이라며 “비만 측정법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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