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고치려다 비만 생길라

인제대 이홍섭 최은정 교수팀, 크론병 생물학적 제제가 내장지방 늘린다는 연구 결과 내놔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수시로 배가 아프고 설사를 하는 대표적 염증성 장(腸) 질환, ‘크론(Crohn)병’ 환자는 또 하나의 고민거리가 있다. 근육량이 줄어가는 근 감소증(Sarcopenia). 위장관에서 영양 흡수를 잘 하지 못하니 체중이 줄고, 근육도 함께 빈약해지는 것이다.

염증 질환이다 보니 대개는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 등 약물로 치료한다. 하지만 약으로는 듣지 않는 일도 있다. 크론병이 중증이 되면 이런 스테로이드나 면역억제제에 반응하지 않기 때문.

이럴 때 구원투수처럼 등장하는 게 ‘생물학적 제제’. 생물체에서 유래한 물질이나 생물체를 이용하여 생성시킨 물질을 함유한 의약품. 특히 크론병 환자의 근 감소증에 효과를 낸다.

하지만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이런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는 경우, 환자의 체성분 수치가 모두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서다.

인제대 부산백병원 이홍섭, 최은정 교수(소화기내과)가 국제 학술지 ‘BMC Gastroenterology’에 최근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생물학적 제제의 사용이 크론병 환자의 영양 상태 개선에 좋은 효과를 보이지만, 내장지방 및 피하지방을 늘린다”는 것이다.

왼쪽부터 이홍섭, 최은정 교수. [사진=인제대 부산백병원]
또 크론병 환자들은 대부분 약물치료만으로도 ‘관해’ 상태를 유지하지만, 합병증이 생기는 경우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여기서 관해(remission, 寬解)는 현대의학적 검사로는 병의 증상이 줄어들거나 누그러졌다는 의미다. “차도(差度)가 있다”는 표현과 유사하다. 하지만 ‘완치’(complete cure)하곤 다르다.

이번 결과는 대한장연구학회 부산·울산·경남지회 장연구회(BIGS)를 통해 부산백병원을 비롯해 부울경 지역 5개 대학병원이 참여한 다기관 연구에서 나왔다.

연구팀은 2009년 1월부터 2021년 8월까지 각 병원 크론병 환자의 생물학적 제제 치료 전후 복부 CT 검사결과를 수집했고, 근육과 지방의 면적도 정량화해 계산했다.

이홍섭 교수는 7일 “생물학적 제제는 중증도의 크론병 환자에서 큰 효과를 보이지만, 내장지방 및 피하지방을 많이 늘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면서 “크론병 환자들은 건강한 식단과 운동 등 생활습관을 조절하며, 특히 비만을 집중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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