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체육과 스포츠가 줄어들면…

[이성주의 건강편지]

2023년 11월 06일ㆍ1596번째 편지


우리나라에선 LG와 KT가 프로야구 정상을 놓고 겨루지만, 미국에선 지난주 텍사스 레인저스가 창단 62년 만에 처음으로 월드 시리즈에서 우승했지요? 그런데 미국에선 프로야구가 인기 3위의 스포츠랍니다. 1, 2위인 미식축구와 농구는 가을에 시즌을 시작하는데 열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1861년 오늘(11월 6일), 그 두 스포츠를 가능케 한 주인공이 태어났습니다. 미식축구에 헬멧을 도입했고, 농구를 개발해서 보급한 스포츠 교육가 제임스 네이스미스가 캐나다 온타리오 주의 램지 마을에서 첫 울음을 터뜨린 것이지요.

네이스미스는 어릴적 온종일 친구들과 숨바꼭질, ‘바위 위 오리(Duck on a rock)’ 같은 놀이를 했다고 합니다. 그루터기의 큰 돌을 작은 돌로 떨어뜨리는 ‘바위 위 오리’는 나중에 농구 게임의 모티프가 됩니다.

네이스미스는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삼촌 집에서 크면서 운동을 하며 외로움을 이깁니다. 그는 캐나다 몬토리올의 맥길대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 주 스프링필드의 YMCA직업학교에서 교사로 근무할 때 ‘추운 겨울에도 젊은이들이 어떻게 운동할까’ 고민하다 농구를 고안했습니다. 30세 때인 1891년 첫 경기를 열었는데 젊은이들이 뜨겁게 호응해서 미국 전역으로 퍼져갔고, 1904년에는 올림픽 시범종목으로 채택된 뒤 1904년 정식종목으로 승격됐지요.

네이스미스는 ‘농구의 아버지’로 지금까지 존경받고 있지만, 현역시절 감독으로서는 낙제점이었습니다. 1898~1907년 캔사스대 농구팀 감독을 맡았지만 55승 60패여서 지금까지 그 대학 감독 중에 최저 승률을 갖고 있으니···.

우리나라에선 한때 농구가 아이들 키 크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해서 ‘농구 과외 열기’가 일었지만 곧 식었습니다.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중고생이 되면 대부분 농구를 비롯해서 스포츠와 멀어지게 만듭니다. 교육현장에선 체육 수업이 줄어들고 있는데, 그 줄어든 체육 수업조차도 제대로 운영하지 않는 학교가 허다합니다. 수단인 입시가 목표가 돼 버린 대한민국 교육의 슬픈 단면이지요.

운동 가운데 스포츠는 행복의 바탕인 체력을 키우고 자신감, 자기절제, 협동심, 팀워크, 리더십을 기릅니다. 페이플레이 정신과 준법정신을 키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래서 미국에선 명문대에 갈 때 고교 때 미식축구, 농구, 아이스하키 등의 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낸 학생이 절대적으로 유리합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도 공부는 곧 문무(文武)를 함께 닦는 것이었지요. 중국 무술을 가리키던 ‘쿵후’의 한자가 ‘工夫(공부)’라는 것은 운동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지요. 과학적으로도 운동을 하면 다른 과목 성적도 올라간다는 논문이 수없이 많습니다만, 우리나라의 근시안적 교육이 아이들에게서 스포츠를 비롯한 운동을 빼앗았습니다. 이런 학교와 학부모의 욕심이 대한민국 사회 전체의 정신 건강을 멍들게 하고 있다면 너무 나간 주장일까요?

정부나 정치권에서 일부 부모들의 눈치를 보느라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운동을 돌려주지 못한다면, 현명한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찾아주면 어떨까요. 최소한 주말에라도 운동을 즐기게 해주면 어떨까요? 가족이 함께 운동하면 더욱더 좋겠지요?

운동이나 스포츠는 절대 시간의 낭비가 아닙니다. 어른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주말에 제게 도착한 하버드대의 이메일 뉴스레터 제목도 이랬습니다. “운동은 기억력과 사고력을 북돋울 수 있다(Exercise can boost your memory and thinking skills).”

1814년 오늘은 벨기에의 색소폰을 발명한, 벨기에의 음악가 아돌프 삭스가 태어난 날입니다. 색소폰 연주가 감칠맛 나는 재즈 연주곡 둘 준비했습니다. 폴 데스먼드의 알토 색소폰이 환상적인, 데이브 부르벡 콰르텟의 ‘Take Five’ 듣겠습니다. 요즘 계절에 어울리는, 존 콜트레인과 스탄 게츠의 ‘고엽’ 이어집니다.

‘Take Five’ 듣기 ▷

 

‘고엽’ 듣기 ▷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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