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갑질 vs 무서운 동료…회사 더 가기 싫은 원인은?

가해자와의 반복적인 접촉, 트라우마 고통 키워

직장 폭력 경험이 노동자의 결근율을 2배 이상 높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직장 폭력 경험이 노동자의 결근율을 2배 이상 높인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갑질 등 외부 고객의 갑질보다 내부의 직장 폭력이 노동자의 정신건강에 더 큰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순천향대서울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이준희·이경재 교수와 이나래 임상의의 연구 결과다. 연구팀은 제5·6차 한국근로환경조사 데이터를 이용해 가해자별 작업장 폭력과 건강 관련 결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노동자 결근에 영향을 주는 여러가지 요인 중 작업장 폭력에 초점을 맞췄다. 이 결과, 성별에 상관없이 직장 현장에서 경험한 폭력의 기억이 결근의 위험을 높였다.

특히 주목할만한 지점은 고객과 같은 외부인에 의한 폭력보다 동료로부터의 내부 폭력이 결근율을 더욱 높였다는 사실이다.

고객으로부터 작업장 폭력을 경험했을 때의 결근 위험은 직장에서 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노동자보다 남성은 1.55배, 여성은 1.59배 높았다. 반면, 직장 동료로부터 직장 폭력을 경험했을 때는 남성이 2.14배, 여성은 1.71배로 분석됐다.

이는 외부인에 의한 폭력보다 내부에서의 폭력이 가해자를 반복적으로 접촉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피해자의 트라우마 고통을 높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준희 교수는 “직장에서 가해자와 매일 반복해서 접촉하는 것은 고통스러운 기억을 계속 떠올리게 해서 괴로움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작업장 폭력을 줄이기 위한 노력은 결근으로 인한 근로자의 소득과 성과손실, 기업의 생산성 저하, 사회적 비용 증가를 줄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국제학술지 «직업환경의학저널(JOEM)»에서 ‘누가 직장에서 당신을 괴롭혔는가? 근로환경조사를 바탕으로 가해자를 구분하여 분석한 작업장 폭력과 결근의 관계(https://journals.lww.com/joem/abstract/9900/who_hurt_you_at_work__results_from_a_nationwide.379.aspx)란 제목으로 게재됐다.

직장 내 괴롭힘 대표 유형과 대응 방법 [자료=한국노동조합총연맹]
직장 폭력(직장 내 괴롭힘) 어떻게 대응할까?

근로기준법 제76조 2항에 따르면, 직장 내 괴롭힘이란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는 고용 형태나 계약기간 등에 관계 없이 누구나 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물리적 폭행과 성폭력, 폭언 등 사회 통념상 부적절한 행위는 물론 업무에 필요하지 않은 과도한 행위도 포함할 수 있다.

가해자 역시 한정적이지 않다. 단순히 직장 상사와 같이 지위적으로 우위에 있는 사람들만 해당하지 않는다. 인원수를 내세워 특정 피해자를 괴롭히거나 따돌리는 경우를 포함해 연령과 학벌, 근속연수, 직장 내 영향력 등을 이용해 상대방이 저항하거나 거절하기 어렵게 만든다면 직장 내 괴롭힘 가해로 해석될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가 발생한다면, 회사는 피해자가 피해 이전의 근로환경에서 근무하도록 원상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따라서,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을 두고 사안을 객관적으로 조사하고 징계 등의 결론을 내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번 연구가 지적한 것처럼 피해자가 트라우마 고통을 겪지 않도록 가해자를 피해자에게서 철저히 분리하는 환경도 필요하다.

한편, 피해자는 법적인 보호도 받을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피해자뿐 아니라 피해 사실을 알고 있는 제3자도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제기해 고발할 수 있다. 아울러 경찰에 고소·고발하거나 국가인권위회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다. 형사적 처벌과 별개로 피해를 보상받기 위해 피해자는 가해자를 상대로 민사소송 역시 진행할 수 있다.

아울러, 직장 내 괴롭힘 행위를 인지하고도 적절히 조치하지 않는 회사는 고용노동부로부터 과태료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특히,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 가해에 관여했을 땐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사고 처리 과정에서 신고나나 피해자를 부당하게 대우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의 벌금 부과가 가능하다. 더 자세한 내용은 고용노동부가 올해 4월 발간한 ‘직장 내 괴롭힘 판단 및 예방 대응 매뉴얼'(https://www.moel.go.kr/policy/policydata/view.do?bbs_seq=20230500514)을 참고할 수 있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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