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원 ADC 치료제 공동개발…‘엔허투’ 잇는 대형 신약 탄생할까

[ESMO 2023] 다이이찌산쿄-MSD, 항체약물접합체 개발 빅딜 성사

ADC 대표주자 ‘엔허투’ 제품. [사진=다이이찌산쿄]

차세대 항암제로 평가받는 항체약물접합체(ADC) 개발 경쟁에 대규모 기술 거래가 이뤄졌다. 총 세 가지 ADC 신약 후보물질을 공동개발하는 조건으로, 30조원에 육박하는 대규모 거래 계약이 맺어진 것이다.

해당 거래의 중심엔 ADC 치료제 대표주자 ‘엔허투(트라스투주맙-데룩스테칸)’를 성공시킨 일본계 다국적 제약기업 다이이찌산쿄가 올랐다.

최근 다이이찌산쿄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올해 유럽종양학회(ESMO) 학술대회 기간 ADC 기반 항암제 개발에 대규모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다이이찌산쿄가 보유한 ADC 치료제 후보물질 3종에 대한 임상 개발과 관련해 미국계 다국적 제약기업 MSD와 맞손을 잡은 것이다. 해당 거래는 총 220억 달러(한화 약 29조7220억 원) 규모로 파악됐다.

공동개발에 들어가는 후보물질은 HER3 표적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HER3-Dxd) 및 B7-H3 표적 ‘이피나타맙 데룩스테칸(I-DXd)’, CDH6 표적 ‘랄루도타투그 데룩스테칸(R-DXd)’ 등 3개 품목이다. 이들 모두는 다이이찌산쿄가 가진 독점 ADC 기술이 활용됐으며, 항암제 단독 및 병용요법으로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이이찌산쿄 글로벌 종양학 임상개발책임자인 마크 러트스타인 박사는 “우리는 ADC 신약 개발 기술에 핵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MSD와의 협력을 통해 임상 개발에 더 나은 시너지를 가져올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MSD는 계약금 40억 달러 외에도 향후 2년 간 15억 달러의 단계별 기술료와 최대 165억 달러의 성공사례금 등 총 220억 달러를 다이이찌산쿄에 지급하게 된다. 해당 액수는 ADC 분야에 올해 최대 규모 라이선스 계약금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공동개발을 통한 상용화된 제품의 제조와 공급은 다이이찌산쿄가 담당한다.

현재 개발 단계가 가장 빠른 후보물질은 HER3 표적 ADC인 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이다. 이 치료제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후기 임상단계에 진입했다. 또한 이피나타맙 데룩스테칸과 신장 및 난소, 기타 여러 장기의 암에서 과발현되는 CDH6를 표적으로 하는 랄루도타투그 데룩스테칸은 임상 2상 단계에 근접한 상황이다.

러트스타인 박사는 “다이이찌산쿄는 엔허투 임상프로그램을 성공시키며 ADC 분야에 개발 노하우를 구축해왔다”며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환자에게 치료제를 가능한 빨리 공급하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파트너십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ADC 파이프라인의 개발 역량과 기술 전문성, 여러 임상 데이터가 공유된 뒤 공동개발에 관심을 보이는 회사들이 많았다”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등 종양학 분야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는 MSD와의 협업이 좋은 대안이 될 것으로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학회 기간에는 ADC 치료제 개발과 관련해 대규모 파트너십 계약들이 진행됐다. GSK가 한서제약(Hansoh Pharma)의 고형 종양 치료용 B7-H4 표적 ADC 신약 후보물질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진행했다. 해당 거래에는 계약금 8500만 달러를 비롯해 최대 14억 달러의 마일스톤 거래금이 포함됐다.

또한 일라이 릴리는 학회에 앞서 올해 두 번째 ADC 빅딜 거래를 성사시켰다. 이 거래를 통해 ADC 전문 개발사인 마블링크 바이오사이언스(Mablink Bioscience)를 인수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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