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항암제 치료도 더 간편하게…피하주사제 상용화 ‘코앞’

BMS, 옵디보 피하주사제 3상 성공...MSD, 로슈 등도 제형 개발 경쟁

피하주사제 제품.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항암제 시장을 주도하는 면역항암제(면역관문억제제)의 투약법이 다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약물 주입이 까다로운 정맥주사 방식에서 투여가 간편한 피하주사제로 탈바꿈을 시도하는 분위기다.

기존 면역항암제의 경우 정맥주사를 통해 약물을 투여하는 데에만 대략 한 시간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새롭게 개발이 진행 중인 피하주사제 버전은 약물 투약에 채 5분이 안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다국적 제약기업 BMS는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의 피하주사제 글로벌 임상 3상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임상은 진행성 또는 전이성 투명세포 신장암(clear-cell renal cell carcinoma, ccRCC) 환자에서 옵디보 정맥주사 요법과 피하주사 요법을 비교한 결과였다. ccRCC는 신장암에서도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유형이다.

‘CheckMate-67T 연구’로 명명된 이번 임상에서 옵디보 피하주사제는 정맥주사 제형과 비교해 약물의 흡수와 분포, 대사, 배설 과정을 살펴보는 약동학 지표에서 비열등성을 입증하며 복합 1차 평가변수를 달성했다. 특히 2차 평가변수인 치료제의 효과를 놓고도 객관적 반응률(ORR) 측면에서 정맥주사제와 이렇다 할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BMS는 입장문을 통해 “정맥주사를 이용한 방식은 30분에서 60분 정도가 걸리는 것과 달리 옵디보 피하주사제 버전은 5분 이내에 약물 투여가 가능하다”며 “여러 적응증에 걸쳐 옵디보 피하주사제 승인 신청을 위한 허가당국과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옵디보 피하주사 제형 개발에는 약물 전달 플랫폼 개발사인 할로자임 테라퓨틱스와의 협력을 통해 ‘엔한즈 약물전달기술(Enhanze drug delivery technology)’이 적용됐다. 글로벌 임상프로그램 총괄 책임자인 지나 푸사로 박사는 “환자의 치료 부담을 해소하고 의료 시스템의 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약물 투여 옵션이 여전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시장 일각에서는 옵디보 피하주사 제형이 출시되면 기존 정맥주사제의 특허 만료일인 2028년 이후에도 특허권을 수년 간 연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옵디보의 글로벌 매출은 82억5000만 달러(한화 11조2068억 원)로 직전년 대비 1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면역항암제 시장에 진입한 다른 기업들도 피하주사제 개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로슈는 할로자임과 파트너십을 맺고 면역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의 피하주사제 개발을 완료했다. 지난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앞두고 있었지만, 제조상 문제가 발견되며 허가가 한 차례 지연됐다. 면역항암제 대표 품목인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보유한 MSD 또한 피하주사제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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