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왜 우는가”…눈물에도 3가지 형태가 있다

'감정눈물' 인간 고유의 특성...오래 울면 엔도르핀 등 분비로 진정효과도

눈물
눈물을 흘리는 것은 눈을 보호하고 이물질을 제거할 뿐아니라 감정을 배출하는 것을 도와준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대하던 목표를 이뤘을 때, 사랑하는 이를 다시 만났을 때,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낼 때, 슬프거나 감동적인 드라마나 영화를 볼 때, 나도 모르게 주르륵 흘러내리는 눈물. 도대체 왜 사람은 눈물을 흘리는 걸까. 익숙해서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고 있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눈물을 흘린다는 것은 이상하고도 신기한 일이다.

눈 지키고 감정 배출하는 눈물

미국 건강정보매체 프리벤션(Prevention)은 《임상자율연구(Clinical Autonomic Research)》에 발표된 연구를 인용해 울음은 특정한 감정이나 상황에 반응해 눈물을 흘리거나 우는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생존을 위한 초기 전략의 일종으로 어미로부터 분리됐을 때의 반응에서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고통이나 상황에 대한 언어적 표현, 즉 청각적 울음(예: 어미를 찾는 아기사슴의 울음소리)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서 볼 수 있지만 감동적인 자극이나 감정에 반응해 흘리는 ‘감정눈물(Emotional tears)’은 인간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로 꼽힌다.

눈물에는 기본눈물(Basal tears), 반사눈물(Reflex tears), 그리고 감정눈물의 세 가지 유형이 있다. 기본눈물은 우리 눈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으로 눈을 깜빡일 때마다 흘러 내려 각막을 부드럽고 깨끗하게 닦아준다.

반사눈물은 내부적 혹은 외부적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자극을 주는 이물질을 씻어내고 눈을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양파를 썰다 매워 눈물을 흘린다거나 연기나 먼지 때문에 눈물이 나는 경우 등이다. 내부적인 요인으로 기침이나 하품 등을 꼽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감정눈물은 스트레스, 슬픔, 지나친 행복, 신체적 혹은 감정적 고통에 의해 흘리는 눈물이다. ‘미국 안과학회(American Academy of Ophthalmology)’ 소속 미셸 안드레올리(Michelle Andreoli) 박사는 감정적 각성과 연관이 있는 뇌의 변연계가 강한 감정에 의해 활성화되면 감정눈물이 흐른다고 설명했다. 변연계가 자율신경계를 어느 정도 통제하는데 자율신경계의 부교감신경이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으로 눈물샘에 눈물을 흘리라는 신호를 준다.

사람은 보통 슬플 때 눈물을 흘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너무 기쁘거나 벅찬 감정을 느낄 때도 눈물을 쏟고는 한다. 이는 변연계가 슬픔 뿐 아니라 안도감, 행복, 과도한 기쁨 등 감정을 인식하는 모든 상황에 반응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런 이유로 과거 애틋했던 기억을 떠올리거나 주변 분위기 등만으로도 눈물이 왈칵 쏟아질 수 있다.

장시간 울면 엔도르핀, 옥시토신이 분비돼 진정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엔도르핀은 공포나 스트레스 등 자극에 반응해 나오는 신경전달물질로 기분을 좋게 만들고 통증을 줄인다. 옥시토신은 공감력, 사회적 유대감과 연관이 있는데 수치가 높아지면 감정이 진정되고 통증도 감소한다. 결국 눈물을 흘리는 것은 슬퍼서라기보다는 갑자기 덮친 지나친 감정을 배출하고 스스로를 진정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유 없이 눈물이 ‘줄줄’, 안구건조증 의심해야

반사나 감정적 작용이 없는 상황에서 눈물이 계속 난다면 안구건조증의 신호일 수 있다. 눈이 너무 건조해 다급해진 몸이 눈물샘을 계속 자극한 결과다. 나이가 먹음에 따라, 혹은 임신이나 폐경기를 겪는 여성이라면 안구건조증에 시달릴 가능성이 더 크다. 나이가 들면 노화로 인해 기본눈물 생성 속도가 느려지고 임신과 폐경기의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안구건조증이 생길 수 있다. 이 외에 콘택트렌즈를 자주 사용하거나 특정 약물 복용이 안구 건조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김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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