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없애 질병 원인 차단?”…英총리 제안 무리수일까?

담배회사 주가 뒤흔든 영국총리...09년 후 출생자 담배 못사게 금지 제안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흡연자 없는 세대를 키워내자는 제안을 했다. [사진=리시수낙 영국 총리 엑스]
리시 수낙 영국 총리가 4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금연 정책을 제안했다. 2009년 1월 1일 이후 출생자들은 아예 담배를 살 수 없게 만드는 것이다. 매년 담배를 구매할 수 있는 법적 연령을 꾸준히 높이는 방식이다. 현재 영국 전역에서 18세 미만의 청소년에게 담배나 담배 제품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이날 리시 수낙 영국 총리는 보수당 연례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다음 세대의 담배 구입을 금지하는, 세계에서 가장 엄격한 금연 정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청소년들이 애초에 담배를 못 피우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수낙 총리는 “사람들은 어릴 때 담배를 배운다.  흡연자 5명 중 4명은 20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중 대다수가 나중에 금연을 시도한다. 만약에 우리가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다면 예방할 수 있는 사망과 질병의 가장 큰 원인을 없애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AP는 “영국 정부는 이번 조치가 흡연을 범죄화하는 것은 아니며, 단계적 변화를 통해 현재 합법적으로 담배를 구입할 수 있는 사람이 앞으로 담배를 구입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수낙 총리는 이번 금연 조치에서 제외된 전자담배 ‘베이프(VAPE)’에 대해서도 규제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영국에서 18세 미만 청소년에게 전자담배를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다만 지난 3년 동안 청소년의 전자담배 흡연이 3배로 증가했다. 때문에 청소년들을 현혹할 수 있는 전자담배의 포장이나 향 등을 제한하는 방안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공식 통계에 따르면 영국 흡연 인구는 1970년대 이후 3분의 2가 감소했다. 그러나 전체 인구의 약 13%에 해당하는 640만 명은 여전히 흡연자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담배 및 알코올 연구 그룹을 공동 지휘하는 학자 라이온 샤합은 AP에 “이 정부의 ‘금연 세대’ 법안 도입 계획은 100년 전의 잘못을 바로잡는 결정적인 유산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이미 2007년에 담배의 법적 판매 연령을 16세에서 18세로 높였다. 영국 정부 집계에 따르면 이런 법 개정을 통해 16세와 17세 청소년의 흡연 유병률을 30% 줄인 바 있다.

수낙 총리 발표 이후 담배 회사의 주가는 하락했다. 던힐과 럭키 스트라이크를 생산하는 BAT인 먼지 리스(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의 주가는 총리 발표 직후 보합세에서 1% 하락했고, 임페리얼 브랜드는 연설 이후 주가가 2.4% 떨어졌다.

    윤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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