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인 것은?

[이성주의 건강편지]

2023년 09월 04일ㆍ1589번째 편지


오늘은 ‘인공지능(AI)의 날’로 불릴 만한 날이죠? 1998년 오늘 미국 청년 세르게이 브린과 래리 페이지가 AI 시대를 이끌어온 구글을 설립했고, 이에 앞서 1927년 오늘엔 AI의 선구자 중 한 명인 존 매카시가 태어났습니다.

존 매카시는 ‘매카시즘’으로 유명한 정치인 조지프 매카시와는 다른 사람이지요. 그는 아일랜드와 리투아니아 출신의 공산주의자였던 부모에 의해 공산주의자로 길러졌지만, 공산주의의 실체를 보고 이와 이별한 과학자입니다.

매카시는 어릴적 러시아 교양 과학서를 읽으며 천재성을 키웠고, 고교 때 부모가 구해준 캘리포니아 공대(Caltech)의 수학책으로 공부해 칼텍에 입학합니다. 수학은 월반할 정도로 뛰어났지만 물리교육 과목에 과락해서 군 복무 후 재입학했다가 졸업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칼텍 석사과정을 거쳐 프린스턴, 스탠포드, 다스머스, MIT 등에서 연구활동을 했고 스탠포드 대 교수로 38년 활약했습니다.

그는 러시아어에 능통했고, 소련 친구들과 사귀었으며 그들과 게임 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허나, 소련을 몇 차례 방문하고 1968년 소련이 체코슬로바키아를 침공해 무력진압하는 것을 보고 공산주의와 결별해 보수적 공화당원이 됩니다.

매카시는 ‘인공지능’ 용어를 만든 사람 가운데 한 명입니다. 1952년 유명한 다스커스 학회에서 마빈 민스키, 나다니엘 로체스터, 클로드 샤논 등과 함께 이 용어를 제안했습니다. 그는 1979년 《기계에 정신적 특성 부여하기》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냉난방기처럼 단순한 기계도 신념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신념을 갖고 있다는 것은 문제 해결력을 발휘할 수 있는 대부분 기계의 특징인 것 같다”고 기술합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존 서얼은 철학계에서 유명한 ‘중국어 방 논쟁’을 통해 기계는 ‘이해력’과 ‘의도성’이 부족해 의식이 있다고 할 수 없으며, 따라서 신념도 없다고 반박합니다. 참고로 ‘차이나 방 논쟁’은 밀페된 방에서 중국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중국어로 쓴 질문표를 보고 대응표에 따라 답변을 중국어로 써서 내보내면 중국어를 아느냐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논쟁이지요. 지금 우리는 챗GPT, 바드, 클로바X 등 생성형 AI를 보며 서얼보다 매카시가 더 옳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지요?

매카시는 ‘정신의 실체’에 대해선 과학자로서 혁신적 태도를 가졌지만, 여러 면에서 ‘열린 보수주의자’에 가깝습니다. 그의 명언들은 정치적 성향을 떠나, 미신과 맹신이 난무하는 지금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던져줍니다. 여러분에겐 이 경구 가운데 가슴이 울리는 것이 있는가요?

○설명력이 더 뛰어난 이론이 나오기 전에는 결코 무언가를 설명하는 이론을 버려서는 안 된다. Never abandon a theory that explains something until you have a theory that explains more.

○잘못된 태도를 가졌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의 주장에는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 If a person can be said to have the wrong attitude, there is no need to pay attention to his arguments.

○독선은 담배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였다. Self-righteousness has killed more people than smoking.

1907년 오늘은 노르웨이의 ‘국민 음악가’인 에드바르 그리그가 천국으로 떠난 날입니다. 그리그의 ‘페르 귄트 모음곡’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솔베이지의 노래’ 준비했습니다. 앙드레 류의 요한스트라우스 오케스트라와 호주 소프라노 미루시아 루워스가 협연하는 공연실황으로 준비했습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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