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로미어에 브레이크 건다” 놀라운 산소力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 특별코너 ⑫ 바른길병원 김희덕 HBOT센터장

연탄가스 중독 치료에 많이 쓰였다. 핏속에 이산화탄소가 갑자기 많아져 생긴 병이니 핏속에 산소를 많이, 또 빨리 주입해주면 이산화탄소와 산소가 합쳐져 물로 변하는 원리다.

“신선한 공기가 있는 곳에 놔둬도 일산화탄소 중독증은 낫습니다. 하지만 오래 걸릴 뿐이죠. 정상으로 돌아오는데 5시간 20분이 걸립니다. 그 사이에 사람이 죽을 수도 있고···. 하지만 100% 산소를 주입해주면 정상으로 회복되는 데 1시간 20분이 걸립니다. 하지만 3기압 상태에서 100% 산소를 주입해주면 23분밖에 걸리지 않아요.”

김희덕 박사는 “고압산소치료에 새 지평이 열리고 있다”고 했다. [사진=김희덕 박사 제공]
연탄가스 중독으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에게 23분은 사느냐, 죽느냐 하는 갈림길이다. 어쩌면 고압산소를 우리 일반인들이 접하기 시작한 것도 그 연탄가스 중독(일산화탄소 중독) 때문.

원래는 잠수부들 목숨을 앗아가던 ‘잠수병’ 치료에서 출발했다. 기압이 높은 바닷속에서 수면으로 급히 올라올 때 생기는 응급상황. 그래서 병이 생기기 전의 높은 기압 상태를 인공적으로 다시 만든 후에 100% 산소를 주입해 치료한다.

고압산소치료(HBOT. Hyperbaric Oxygen Therapy)의 적용 분야는 생각보다 넓다. 몸에 상처가 났을 때, 감염병으로 몸 상태가 갑자기 나빠졌을 때 등에도 두루 쓰인다. 몸에 고압산소를 공급해주는 게 어떤 효과를 나타내는지 다양한 임상 연구결과들이 꾸준히 발표되면서부터다.

고압산소치료, 연탄가스와 잠수병에서 당뇨발, 욕창, 화상에도 

가장 대표적인 게 궤양 같은 몸의 상처 치료. 당뇨발, 욕창, 화상 치료에 고압산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그 때문이다. 박테리아나 괴사성 감염병, 독성물질에 의한 피부궤양, 혈관 문제 때문에 생긴 버거씨병 등에까지 두루 쓰인다.

김희덕 박사(부산 바른길병원 HBOT센터장)는 “원래의 형체를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까지 조직이 망가지고, 색도 시커멓게 변하고, 썩어들어가는 중증 상태도 수십 차례 고압 캡슐에서 산소치료를 하면, 기대 이상으로 예후가 좋아지는 것을 임상 현장에서 늘 보고 있다”고 했다.

외과 의사로 ‘고압의학’ 전문인 그는 우리나라 심해 잠수병 및 고압산소치료를 개척해온 1세대 핵심.

“1기압 상태에서 100% 산소를 주입하면 혈관 속 헤모글로빈(Hb)엔 산소포화도가 20% 가까이 높아집니다. 대신 혈장과 세포 플라스마(plasma)에까지 산소가 늘어나진 않아요. 일반 호흡(질소 78%, 산소 21%, 기타 1%)으론 헤모글로빈에 산소를 늘리기도 쉽지 않은데, 그나마 100% 산소여서 헤모글로빈에라도 산소포화도가 이만큼 높아지는 것이죠.”

하지만 기압을 올리면 혈장 등 플라스마에까지 산소포화도가 높아진다. 1기압 상태와 비교하면 2기압에선 무려 14배 이상, 3기압에선 거의 22배까지 높아진다. 피부나 장기 등 신체 조직 자체에 그만큼 더 많은 산소가 공급되면서 상처가 낫기 시작하는 이유다.

종아리에 혈관이 불뚝불뚝 튀어나온 하지정맥류 궤양이나 혹한에서 생긴 동상(凍傷), 수시로 극심한 복통을 일으키는 크론씨병, 거기다 뇌졸중이나 뇌경색, 코마(koma) 등 신경학적 질환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김 박사는 “성형외과 필러 수술 후 합병증으로 오는 실명이나 부종 치료, 치과 임플란트 시술 후 조기 회복, 피부과 모발 이식 성공률을 높이는 것 등 고압산소를 활용할 수 있는 영역이 하루가 다르게 넓어지고 있다”고도 했다. 치매나 자폐증 등 신경과, 정신과 치료로도 나아간다.

헤모글로빈. 산소와 결합해 우리 몸의 상처와 저산소증을 개선해준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특히 주목할 건 항암(抗癌) 치료와 항노화(anti-aging)에서까지 실증 연구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는 사실.

항암의 경우, 방사선 치료 후유증에 많이 적용한다. 암 수술을 받았다 하더라도 몸엔 미세한 암세포가 1억 개 이상 남는데, 이들을 없애는 게 항암 치료. 그런데 이때 몸은 수술로, 항암 치료로 면역 기능이 이미 극도로 나빠져 있다.

몸 면역 되살려 항암, 항노화까지… “치료 반경 계속 넓어져”

특히 암은 산소가 부족한 곳에서 잘 자란다. 혈액순환에 문제가 있거나, 체온이 낮은 경우에 암이 잘 생기는 이유다. 그래서 암이 생긴 조직 주변을 보면 혈관이 좁아져 있고, 적혈구에 찌꺼기가 들러붙어 혈류까지 원활하지 못하다.

여기에 HBOT로 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주면 암이 있던 부위의 저(低)산소 상태를 개선하고, 혈류를 원활하게 해준다. 즉, 몸의 면역기능을 회복시켜 항암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HBOT를 활용하는 것.

최근 들어선 방사선 치료 이후 단계뿐 아니라 수술 전, 항암제 치료 중, 전이가 상당 부분 진행된 경우 등에도 적용한다.

김 박사는 “노화와 HBOT 관련 연구도 이스라엘 등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다”고 했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세포 안의 미토콘드리아 텔로미어가 짧아지며 노화 세포가 늘어난다. 새로운 혈관은 덜 만들어진다. 그런 게 노화의 특징적 현상의 하나다.

그런데 지난 2021년,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연구팀은 “3개월간 매일 HBOT를 받은 그룹은 그렇지 않은 대조군에 비해 텔로미어가 짧아지는 속도가 느려졌고, 신생 혈관 생성도 활발해졌다”(The aging, 2021년 11월 online판)고 했다.

HBOT 치료 표본이 13명에 불과하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이 연구는 한때 지지부진하던 항노화 연구에 새로운 촉발제가 됐다. 지금은 관련 연구가 경쟁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사람 노화를 막을 ‘불로장생’(不老長生)의 비결을 산소에서 찾을 가능성을 엿봤기 때문.

김희덕 박사, 벡스코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에서 HBOT 특강

이에 김희덕 박사는 17~19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 특별코너 “내 건강 지킬 1급 비밀을 찾다”에서 HBOT의 새로운 지평, 특히 항암 치료와 항노화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국내 고압의학의 1세대 주자로 그동안 쌓아온 다양한 임상 사례들도 등장한다.

한편, 이 특별코너엔 김 박사 특강을 비롯해 모두 12개 강좌가 마련된다. 강좌당 100명 한정으로 15일까지 온라인 사전신청을 할 수 있다. 사전신청과 함께 현장에까지 참석한 이들에겐 추첨을 통해 롯데호텔부산 숙박권과 뷔페 식사권 등 ‘호캉스’ 특별경품도 제공한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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