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도 안심 못 해”… 당뇨, 나이 가리지 않는다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 2023' 특별코너 ⑥부산백병원 박정현 교수(내분비대사내과)

당뇨 환자가 늘고 있다. 그 증가세를 보면 빨간불이 켜졌다 할 정도. 게다가 환자 연령대까지 낮아지고 있다. 한때는 ‘노인병’이라 했으나, 이젠 20, 30대라 해서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지난해 나온 대한당뇨병학회 자료에 따르면 성인 당뇨병 환자가 전체 국민의 16.7%에 이르렀다. 6명 중의 한 명꼴. 벌써 600만 명이다. 2010년에 312만 명쯤 됐으니, 10년 만에 두 배로 뛴 셈이다.

고령층에선 줄고, 젊은 층에선 오히려 늘고

그중에서도 30대의 젊은 환자가 24만 명(2019~20년), 40대는 68만 명이나 된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국민건강영양조사 데이터베이스(DB)를 보더라도 2006~15년 사이에 젊은 당뇨병 환자 비중이 51.4%에서 72.4%로 높아졌다(아주대 내분비대사학교실 하경화·김대중 교수팀).

이는 더 큰 문제를 몰고 온다. 젊은 나이에 당뇨병이 시작되면 당뇨병의 만성 합병증들이 노년기에 생긴 당뇨병보다 훨씬 더 많이, 그리고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

인제대 부산백병원 박정현 교수(내분비대사내과) 역시 “젊은 당뇨병은 발병 이후 의학적 치료에 대한 순응도가 높지 않고, 조절도 잘되지 않는다”고 했다.

당뇨는 한 번 생기면 원래 상태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나이 들어 신장 투석을 받는 환자 중엔 젊었을 때부터 당뇨병을 앓아온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다.

또한, 본격 당뇨병이 되기 전에 혈당치가 높아져 가는 ‘당뇨병 전(前)단계’에 들어있는 30대가 벌써 208만 명에 달한다. 70대 이상 고령층 환자들이 조금씩이나마 줄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나라뿐 아니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직접적 연관이 있다고들 한다.

채식을 주로 해오던 아시아권 국가에서 당뇨병 유병률 증가 속도는 더 빠르다. 최근 국내에서 젊은 당뇨병에 대한 여러 역학 연구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제1 원인은 역시 비만. 체중과 키를 이용해서 계산하는 ‘체질량지수'(BMI, kg/㎡)가 30.0 이상인 젊은 비만자에게서 제2형 당뇨병 증가가 두드러졌다. 특히 BMI가 30.0~34.9인 사람의 당뇨병 발병률이 11.2%에서 20.4%로 많이 높아졌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뚱뚱한 것, 즉 비만을 진단하는 기준이 백인들과 아시아인에서 서로 다르다는 것도 한 이유다. 서양은 BMI가 30 이상일 때 비만으로 진단하지만, 아시아인은 25 이상이 비만이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체내에 지방이 늘어나면서 다양한 대사 과정에 병적인 무리가 가기 시작하는 정도가 아시아인에서 백인들에서 보다 더 취약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비만 중에서도 복부 비만이 가장 위험

특히 배와 배 둘레에 살이 찐 ‘복부 비만’이 늘고 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늘어난 지방세포들이 여러 가지 나쁜 물질들을 혈액 속으로 분비하고, 이것 때문에 간과 근육, 그리고 지방조직이 인슐린이라는 호르몬 작용에 둔감해지기 때문.

인슐린은 우리 몸의 에너지 대사를 조절하는 데 있어 총괄적인 지휘 역할을 하는 매우 중요한 호르몬. 배 속 췌장의 베타세포라는 곳에서 분비가 된다.

결국, 인슐린에 둔감한 상태가 지속되면 베타세포 기능이 감퇴하고, 핏속 혈당치가 상승하면서 당뇨병으로 치닫게 된다.

박 교수는 “똑같이 혈당치가 상승했다 해도 젊은 나이부터 발병하면 비만의 정도가 심하고, 췌장 기능이 더 떨어져 있다”면서 “따라서 만성 합병증 발생이 훨씬 더 심각하므로 결국 수명이 단축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박정현 교수(내분비대사내과). [사진=인제대 부산백병원 공식블로그 ‘백병원 굿닥터’]

“젊어서 당뇨 생기면 나이 들어 합병증 더 심각”

대한당뇨병학회나 한국당뇨협회 등 당뇨 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당뇨병이 발생한 이후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미리부터 건강한 식사와 운동 습관을 교육해서 비만을 예방하고, 이를 통해 젊은 당뇨병의 발생을 예방하는 캠페인이 필요하다” 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들은 “고령층에 있어서 당뇨병 발병률과 사망률이 조금씩 낮아지고 있는 게 당뇨병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적인 교육과 당뇨병 예방 캠페인 등이 두루 효과를 봤다”고 분석하고 있어서다.

당뇨는 사실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이다. 이에 50세 미만 연령대도 건강검진에서 “비만이 있고, 혈당치가 조금 높다”고 나왔다면, 이때부터라도 즉각 관리에 들어가야 한다.

물론 쉽지 않다. 야근, 음주, 공부, 가사 등 바쁜 사회생활 속에서 규칙적인 건강관리부터가 어렵다. 그런데도 “삼겹살에 소주 딱 한 잔”, “역시 여름엔 ‘치맥’이 최고” 등의 가벼운 농담부터가 당뇨를 불러오는 ‘악마의 유혹’들.

몸의 비만도를 낮추고, 평소 식습관부터 금주와 금연 등 생활 전반에 걸친 대수술이 필요하다. ‘혈당’과의 치열한 전투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박정현 교수, 8월 17~19일 벡스코에서 당뇨 퇴치법 특강

이에 박정현 교수는 8월 17~19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 ‘글로벌 헬스케어 위크’의 “내 건강 지키는 1급 비밀을 찾다” 코너를 통해 생활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당뇨병 퇴치 방법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한다.

이 코너엔 박 교수의 “내 몸의 적, 당뇨 고치려면” 특강 등 12개 강좌가 마련된다. 강좌당 100명 한정으로 온라인 사전 신청을 할 수 있다. 사전 신청과 함께 현장 참석한 이들에겐 추첨을 통해 롯데호텔부산 숙박권과 뷔페 식사권 등 호캉스 특별경품도 제공한다.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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