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욕망’이 꿈틀대는 진짜 이유?

뇌 ‘솔방울샘’이 열일하는 계절…멜라토닌 생성 억제해 생식샘 자극

여름에 햇빛을 많이 쬐면 뇌의 내분비기관인 솔방울샘이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해 생식샘을 자극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무더운 여름에 체온만 올라가는 게 아니다. 몸이 뜨거워지면서 성욕도 높아진다. 미국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운영하는 건강포털 ‘더헬시(Thehealthy)’는 성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성욕은 여러 가지 이유로 여름에 높아진다고 보도했다.

가장 먼저 여름에 몸과 피부의 노출이 훨씬 더 심해진다는 점이 꼽힌다. 미국의 관계·에티켓 전문가 에이프릴 마시니는 “옷을 덜 입는 데 따른 노출 증가라는 지극히 단순한 사실이 성적 관심을 불러일으킨다”고 상기시켰다. 비키니 차림과 헐렁한 여름 드레스, 반바지는 다운패딩 차림과 무릎 높이의 부츠를 신고 있는 모습에 비해 성관계를 조금이라도 더 생각하게 만드는 게 사실이다.

샌들은 부츠보다 훨씬 더 도발적이다. 두툼한 겨울 옷차림보다는 몸매가 드러나는 여름 옷차림에더 끌리게 마련이다. 여름엔 아무래도 피부와 피부가 맞닿는 접촉 경험이 더 많다. 관계 전문가 마시니는 “여름은 관능의 계절이며 성관계에 대한 관심이 최고조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녀는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수영장, 호수,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은 사실 모두 신체를 의식하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태양에 피부가 그을리고 시원한 바람을 쐬고 느끼면 성욕이 점차 높아진다. 물놀이 후 모래밭이나 풀밭에 누워 있는 것조차 성관계에 대한 흥미를 높인다. 뜨겁고 관능적인 행위의 일종이다.

피부 노출·접촉, 확보한 휴식 시간, 활활 타오르는 태양…욕망의 불꽃에 기름 부어

여름에 성욕을 한층 더 높이는 요인은 휴가 및 휴식 시간이다. 임상심리학자 칼라 마리 맨리박사는 “휴가를 얻으면 스트레스가 확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줄면 코르티솔, 아드레날린 등 스트레스 관련 신경화학 물질의 신체 생산도 줄어든다. 태양 아래에서 보내는 시간과 활동을 늘리면 세로토닌 등 기분을 좋게 하는 신경화학 물질도 늘어난다. 이런 이유로 성욕이 높아지는 것이다.

햇빛의 또 다른 이점은 에너지 증가다. 태양이 활활 타오르면 몸에서 멜라토닌이 적게 만들어진다. 멜라토닌은 성 호르몬을 차단해 성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 봄을 지나 여름이 되면 빛이 겨울에 비해 훨씬 더 많이 늘어난다. 머리의 한 가운데 있는 내분비기관인 솔방울샘(송과선)은 멜라토닌 생산을 줄인다. 멜라토닌은 생식샘 자극 호르몬을 억제하기에 이 물질이 줄어들면 생식샘이 자극된다. 다시 말해 솔방울샘이 많은 종의 번식 및 짝짓기 시즌을 조율하기 시작한다. 솔방울샘은 빛의 변화를 포착하기 위해 망막과 직접 연결돼 있다. 많은 종에서 생식샘과 성의 발달을 촉진하는 뇌하수체, 생식기와도 연결된다.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에겐 짝짓기 시즌이 따로 없다. 인간은 일년 내내 번식한다. 하지만 빛이 늘어나면 성격이 밝아지고 에너지가 더 많이 생기고 낙천주의자가 될 확률이 높다. 자연스럽게 성욕이 높아진다. “바야흐로 여름철은 성관계 맺는 데 가장 좋은 계절”이라고 성 전문가들은 말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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