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릿저릿한 손목터널증후군…방치하면 마비 증상

[APOA 수부상지학회 스토리 #9]

호모 모빌리언스(Homo Mobilians), 하루 종일 스마트폰과 함께 살아가는 바로 우리들입니다.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과 매시간 함께하는 우리 손은 쉴 틈이 없습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1년 손목터널증후군으로 내원한 환자는 총 16만9384명으로 하루 평균 464명 내외였습니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3배 더 많이 발생하며 주로 40~60대에 발생합니다.

우리의 손목에는 손가락을 굽히는 힘줄과 정중신경이 지나가는데, 이를 감싸고 보호하는 공간을 손목터널이라 부릅니다. 정중신경은 엄지, 검지, 중지 및 환지 절반의 손바닥 감각을 제공하고 엄지의 대립기능을 담당하는데,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정중신경이 눌리면 손이 저리고 감각이 둔해지며 통증을 호소하는 손목터널증후군이 발생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은 우리 몸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압박성 신경병증입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중년 여성, 비만, 노인, 당뇨병 환자, 신부전 환자에게 흔합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장시간 사용하는 직장인이나 아이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는 주부들 사이에서 손목터널증후군 환자가 늘고 있습니다.

손 저림의 원인을 혈액순환 장애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실제로는 신경의 문제인 경우가 더 많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손의 저림과 감각 저하이며 심한 경우 손의 마비가 동반될 수 있습니다. 특히 밤에 잠을 잘 때 손목이 아프거나 저림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이 오래되면 엄지와 손바닥 사이의 두꺼운 근육이 위축되어 물건을 꽉 쥐는 것이 어렵고 정교한 동작을 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으로 위축된 오른 손 모습.

손저림, 감각저하, 손목통증이 느껴진다면 수부외과 전문의의 진료를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적으로 손목터널증후군은 환자의 증상과 간단한 신체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신경계 질환을 감별하고 질환의 중증도를 판단하기 위해 신경 전도 검사 또는 초음파나 자기 공명 영상과 같은 영상 검사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신경전도 검사를 통해 질환의 중증도를 경증, 중등도, 중증, 최중증으로 구분하고 영상검사를 통해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구조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 다음의 몇 가지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손목 정중신경에 지나친 압박을 가하는 자세를 피하고, 작업하는 동안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며, 컴퓨터 키보드의 각도를 조정하여 손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합니다. 손을 중립자세로 유지해 주는 손목 부목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손목을 지나치게 움직이는 과신전도 피해야 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을 방치하게 되면 손의 힘이 빠지는 마비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손목터널증후군의 초기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찜질을 통해 근육과 인대의 경직을 풀어주는 것이 좋으며, 소염제 등 약물치료가 도움이 됩니다. 스테로이드 주사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반복 사용 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신경의 압박이 심한 상태라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근육의 위축을 동반한 중증, 최중증의 손목터널증후군 환자는 이전보다 통증을 덜 느낄 수 있고, 그러다 보니 수술을 권유 받고도 선뜻 결정을 못 내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수술적 치료가 늦어질수록 감각과 근력이 온전히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수술은 약 1.5cm 정도의 작은 절개를 통해 정중신경을 압박하는 인대를 절개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대체로 예후는 양호하여 손목터널 내에서 정중신경의 압박이 명확한 경우 수술 후 1~2일 이내에 저림이 사라집니다. 직업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수술 후 1개월 정도면 이전 직업으로 복귀가 가능합니다.

박일중 교수(APOA 수부상지학회 학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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