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손상 후유증 남기는 극심한 유전질환

[바이오 키워드] 유전성 혈관부종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매년 5월 16일은 ‘세계 유전성 혈관부종(Hereditary angioedema, HAE)의 날’이다. 유전성 혈관부종은 피부 두드러기 없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혈관부종을 특징으로 한다. 히스타민에 의해 발생하는 일반 알레르기성 혈관부종과 달라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 희귀질환이다.

유전성 혈관부종은 브라디키닌(bradykinin)에 의한 부종으로, 유전적으로 C1 에스테르 분해효소 억제제(C1 esterase inhibitor, C1-INH)가 결핍됐거나 기능 이상으로 발생한다. 서양과 달리 한국 등의 아시아 국가에서는 관련 연구가 적어 정확한 유병률을 알지 못한다.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환자 수는 81명으로 조사됐으나 실제 환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부종의 발생 부위와 빈도 등은 환자마다 제각각이지만, 눈가나 입술을 비롯해 안면부, 손과 발, 생식기 등 주로 피부가 얇은 곳에서 두르러기를 동반하지 않은 부종이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또 기도 및 후두부(목), 위장관 점막이 자주 부어 심한 경련성 복통, 생명을 위협하는 호흡곤란과 기도폐쇄 등이 동반될 수 있다. 이는 급성 호흡곤란으로 이어져 뇌손상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진단은 질환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를 통해 C1-INH 농도 및 기능 등을 평가하게 된다. 환자 수가 적고 질환에 대한 인식이 낮다보니 진단에는 통상 8년이 소요된다고 알려졌다. 치료는 크게 예방요법과 급성 악화 시 응급대응치료로 갈린다.

최근엔 브라디키닌 작용을 차단하는 자가주사 응급치료제가 개발돼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었다. 국내에서도 유전성 혈관부종의 급성발작에 사용되는 응급 치료제 ‘피라지르(성분명 이카티반트 아세테이트)’는 2021년 3월부터 처방당 최대 2회분의 자가주사에 대한 보험급여 처방이 가능한 상황이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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