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명 데이터 보니…지나친 휴대폰 통화에 혈압 ‘쑥’

통화 시간 따라서 심장에 영향

지나치게 긴 전화 통화는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휴대폰 사용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주제다. 이번 초 유럽심장저널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휴대폰 통화량은 혈압 상승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건강매체 에브리데이헬스가 최근 보도했다.

연구팀은 일주일에 30분 이상 휴대폰으로 통화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고혈압 위험이 12%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를 이끈 중국 광저우 남부 의과 대학의 교수 시안휘 친은 “휴대전화 통화는 심장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이며 전화를 하는 시간이 더 길어질수록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문자나 동영상 등 휴대전화 사용 시간은 길었지만, 통화를 30분이상 하지 않은 사람의 경우 혈압은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전 연구에서 휴대폰 사용과 고혈압에 대한 연구에서는 일관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예를 들어, 2022년 9월에 발표된 한 연구는 휴대전화 사용이 어린이와 청소년의 혈압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해당 연구에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나 휴대폰 게임을 하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2022년 11월 BMC 공중보건에 발표된 한 연구는 휴대전화 사용이 그 반대로 혈압 저하 효과를 보인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는 휴대전화 이용 및 통화와 고혈압 사이의 관계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영국 바이오뱅크의 20만명 이상의 참가자들의 연구 데이터를 이용했다.

고혈압이 없는 참가자의 데이터만 연구 결과에 이용되었으며 참가자는 만 37세에서 73세 사이로 평균 연령은 54세였다.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나온 데이터의 95%는 백인 참가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62%는 여성, 88%는 휴대전화를 정기적으로 이용했다.

전화를 걸거나 받는 등의 휴대전화 사용에 대한 정보는 참가자들이 터치 스크린 설문지를 통해 자가 보고형으로 수집되었다.

휴대전화 사용과 고혈압의 영향을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연구원들은 연령, 성별, 체질량지수, 인종, 사회경제적 요인, 고혈압 가족력, 교육, 흡연 상태, 혈압, 혈중지질, 염증, 혈당, 신장 기능 등을 지켜보고 콜레스테롤이나 혈당 수치를 낮추기 위한 약물 사용을 통제했다.

연구원은 평균 12년 동안 참가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12년 동안 14명 중 1명 (7%)만이 고혈압의 증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휴대전화를 정기적으로 이용한 참가자는 그렇지 않은 참가자에 비해 고혈압 위험이 약 7%가량 높았다. 이에 더해 일주일에 30분 이상 휴대전화로 통화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참가자보다 12%가량 더 높은 고혈압 발병 가능성을 보였다.

일주일에 5분 미만의 시간을 휴대전화를 이용해 통화를 하거나 받는 참가자와 비교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      30~59분의 통화량은 고혈압 위험 8% 증가
–      1~3시간은 13% 증가
–      4~6시간은 16% 증가
–      6시간 이상은 25% 증가

연구원들은 참가자들이 고혈압에 걸릴 유전적 위험이 낮은지, 중간인지, 높은 지를 결정하기 위해 영국의 바이오뱅크 데이터를 사용했다. 데이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유전적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일주일에 30분 이상 휴대전화로 통화를 할 경우, 유전적 위험이 낮지만 같은 시간 통화를 한 사람들에 비해 33%나 고혈압 발병 확률이 높았다.

해당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콜럼버스 오하이오 주립 대학의 심장 전문의 짐 리우 박사는 “전화 통화는 일반적으로 고혈압 발병 위험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해당 연구는 흥미롭다”고 말한다. 하지만 해당 연구 저자들이 언급했듯이 연구 결과를 혼란스럽게 할 수 있는 변수들은 여전히 존재한다. “해당 연구의 목적은 전화통화와 고혈압 사이의 관계를 확실히 정립하는 것이 아니라 추가 연구를 위한 가설을 세우는 것”이라고 리우 박사는 말한다.

연구 저자들은 “해당 발견과 근본적인 메커니즘은 더 많은 추가 연구를 통해 더 평가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연구원들은 “또한 우리의 연구는 전화를 걸거나 받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었고 문자 메시지, 게임 또는 인터넷 서핑과 같은 휴대전화를 다른 기능을 이용하는 것의 영향은 조사하지 않았다”고 친 박사는 설명했다.

해당 연구는 휴대전화를 통해 전화를 하는 것이 왜 고혈압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는 지 명확히 밝혀 내지는 않았다. 다만 휴대전화 사용 중 팔의 위치와 손이 휴대전화를 잡는 방식이 결합되면 교감 신경 활동 (심박수와 혈류를 활성화시키는 신경계의 일부)이 증가할 수 있으며, 결국 혈압 수치를 높이는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가설은 블루투스와 스피커폰을 이용할 때도 혈압이 오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리우 박사는 “휴대전화를 이용해 더 오래 말하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휴대전화를 더 많이 사용할 수 있으며 저자가 언급했듯이 휴대전화 사용 빈도가 높을수록 정신 건강 및 수면 장애가 악화되어 고혈압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해당 연구는 단순 가설을 제시할 뿐 휴대전화 통화시간을 일주일에 30분 미만으로 권고를 하기전에 더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라고 리우 박사는 지적했다.

    김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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