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30조원 머크, 한국 투자 이유? “반도체·바이오 거점 역할 주목”

반도체 등 전자 소재 산업 투자 이어 국내 바이오 거점기지 건설 추진

[사진=머크]

연 매출 30조 원의 글로벌 공룡 기업 머크가 국내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최근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전자 소재 산업에 9000억 원 규모의 생산설비 투자를 감행한데 이어, 바이오 분야에도 아시아·태평양 전역을 포괄하는 수출 거점기지를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그룹 차원에서 수익성이 높은 머크 일렉트로닉스 사업부문(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등 관할)에 집중 투자가 이뤄지는 가운데, 바이오 사업(머크 라이프사이언스)으로 투자 범위가 확장되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바이오 투자계획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3자간 협업으로 진행하는 만큼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는 지난 3일 서울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대전시와 함께 바이오공정 시설 설립과 관련한 투자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아시아 태평양 바이오 공정에 사용되는 원부자재 생산시설을 한국에 설립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투자가 완료되면 의존도가 높은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의 안정적 공급망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생산시설 건립 부지로는 대전시가 낙점됐다. 대전에 바이오 의약품 원부자재 생산시설 건립을 추진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이에 따라, 대전시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가 조성되는 둔곡지구에 4만3000여㎡ 규모의 부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예정대로 내년에 착공을 시작하면, 시설 운영은 2026년에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오는 9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SLS 초청 바이오기술교류회가 열린다. 대전시 주최로 열리는 이날 교류회는 머크와 지역 소재 바이오 기업들의 네트워킹을 확대하기 위해 마련됐다. 산자부는 이번 바이오 투자 계획이 비수도권 투자 유치라는 점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독일계 다국적 기업 머크는 올해로 355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 최장수 과학기술기업으로 평가된다. 1668년 설립돼 전 세계 66개국에 총 6만4000명의 임직원을 둔 초거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작년 매출만 222억 유로(약 30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머크 그룹의 3대 사업부문은 라이프사이언스, 헬스케어, 일렉트로닉스로 구성된다.

머크는 최근 국내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2025년까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에 6억 유로(약 8800억원)를 투자해 생산 설비를 확장하고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반도체 연마 소재와 절연막 소재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내 기업인 엠케미칼을 인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인력 채용도 진행 중이다.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마티아스 하인젤 대표는 “타진 중인 생산 시설은 아태지역 바이오 공정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동시에, 한국의 제약 바이오 산업 발전을 위한 중요한 허브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원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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