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독감 예방하는 백신 나온다”

A형와 B형 중 A형 독감의 범용 백신 초기 임상시험 성공

범용 독감 백신이 개발되지 못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근본적 장애물은 독감 바이러스의 복잡성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모든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는 범용 독감 백신이 5년~10년 사이에 개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초기 임상시험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발표된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백신연구센터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웹진 ‘헬스 데이’가 20일(현지시간)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초기 임상 시험에서 실험용 독감 백신이 접종자의 면역 체계를 조정해 “교차 반응” 항체를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독감바이러스 2개 그룹 중 하나인 A형 독감의 여러 균주에 대한 항체 형성에 성공한 것. 전문가들은 이 백신이 초기 테스트 단계에서 기대했던 것과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에서 유망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연구진 중 한 명인 사라 앤드류스 연구원은 이 백신이 실제로 독감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지는 아직 입증된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백신이 실제 사용 가능한 상태가 되기까지 5~10년의 개발 기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사용 가능한 독감 백신은 A형 독감 2종과 B형 독감 2종 등 4종의 독감 균주에 대항할 수 있도록 인체를 준비시킨다. 문제는 이 두 그룹 내에는 많은 균주가 존재하는 탓에 유행철마다 서로 다른 독감 균주가 유행한다는 데 있다. 따라서 현재의 독감 백신은 과학자들이 다음 시즌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4가지 균주를 예측해 매년 업데이트된다.

이는 본질적으로 교육된 추측이란 점에서 한계가 있다. 미국 전염병학회 대변인인 웨일 코넬 의대의 미렐라 살바토레 교수는 “게다가 그 추정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독감 범용백신은 매년 이 같은 추측 게임을 종식시킬 뿐 아니라 다음 독감 대유행에도 대비할 수 있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범용 백신은 여러 개발 단계에 있다. 논문을 검토한 살바토레 교수에 따르면 NIAID 백신연구센터가 개발 중인 범용 백신은 “항체 반응을 일으키고 항체가 오래 지속된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초기 테스트를 통과한 상태다. 연구진은 백신 접종 후 1년이 지난 후에도 연구 참가자들은 A형 독감 균주에 대한 중화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범용 독감 백신이 개발되지 못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근본적 장애물은 독감 바이러스의 복잡성이다. 앤드류스 연구원은 새로운 백신이 이 핵심 장벽을 극복하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독감 백신은 독감 바이러스 표면의 주요 단백질인 헤마글루티닌(HA)이 포함돼 있다. 독감 예방 주사를 맞으면 인체의 면역 체계는 HA에 대한 항체, 특히 단백질의 상단에 해당하는 ‘머리’에 대한 항체를 생성하게 된다. 그러나 HA의 ‘머리’는 종종 돌연변이를 일으켜 매년 백신을 업데이트해야 하는 원인이 된다.

HA는 ‘머리’만 있는 게 아니라 ‘줄기’도 있다. 그리고 그 줄기는 여러 독감 균주에 걸쳐 비교적 안정적으로 보존된다. 그러나 면역 체계가 줄기에 반응하도록 하는 것은 까다롭다고 앤드류스 연구원은 지적했다. 사람들의 면역 체계는 평생 동안 독감 바이러스에 노출되는데 주로 HA 머리에 경도돼 있고 줄기는 무시된다.

그래서 연구진은 새로운 전술을 시도했다. 그들은 단백질의 ‘머리’를 잘라낸 다음 그들은 최고의 공학기술을 적용해 ‘줄기’에 안정성을 제공하되 면역 체계의 분노를 일으키지 않도록 했다. 앤드류스 연구원은 “면역 체계가 볼 수 있는 것은 ‘줄기’뿐”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머리’ 없는 HA를 초기 인체 실험에 적용하기 위해 건강한 성인 52명을 모집해 각각 두 가지 백신 용량 중 하나를 투여했다. 대부분은 1차 접종 후 부스터 접종으로 더 높은 용량을 받았다.

연구진은 무엇보다도 백신 반응이 안전해 보였다고 밝혔다. 접종자의 약 5분의 1이 주사 부위 통증이나 두통을 경험했는데, 이는 일반적인 독감 백신 부작용 수준이다.

면역 반응에 관해서는 참가자들은 B형은 아니지만 A형 독감 균주에 대해 광범위한 항체 반응을 보였다. 백신에 A형 균주의 HA가 포함됐기에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연구진은 2가 백신(두 독감 그룹의 HA를 모두 포함하는 백신)은 “더 넓은 범위”를 가질 것으로 예상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org/doi/10.1126/scitranslmed.ade4790)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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