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병원은 흑자, 치대병원은 적자”

대한치과의사협회지, 전국 8개 의대병원과 치대병원 경영성과 비교한 논문 게재

의대 부속병원과 치대 부속병원은 경영 상황이 다르다. 특히 의대병원은 적자였다 2017년 흑자로 돌아선 반면, 치대병원은 흑자였다 2019년 적자로 나빠졌다. 둘 사이 희비가 갈린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치대병원과 의대병원 경영성과를 비교 분석한 논문이 지난달 말 발간된 ‘대한치과의사협회지'(제61권 제4호)에  실렸다.

서울대 부산대 경북대 강릉원주대 등 경영지표를 공개한 전국 8개대  치대병원의  재무제표 손익계산서 등을 기준으로 같은 대학 8개 의대병원의 2016~19년 4년간 경영지표를 비교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진료 등 의대병원의 핵심 수익원만 놓고 봤을 때 의대병원 수익률은 2017년을 기점으로 플러스(+)로 돌아선 반면, 치대병원은 2019년부터 마이너스(-)로 나빠졌다.

의대병원을 흑자로 돌아서게 만든 원인은 크게 세 가지. 의사 한 사람이 진료로 벌어들이는 수익이 연평균 12억8500여만 원으로 2016년 11억1500만 원에서 해마다 조금씩 늘어났다.

환자 한 사람당 진료비로 631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6년 498만3000여 원에서 해마다 빠르게 늘고 있다. 고가 의료장비와 약품을 더 많이 쓰기에 1인당 진료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의대병원들, 수익은 늘고 비용은 줄고

전체 수익에서 인건비와 재료비, 관리비 등 비용 부문은 이전과 비슷하거나 줄었다. 인건비는 47%대, 재료비는 33%대, 관리비는 18%대였다.

병원의 생산성과 수익성이 모두 높아졌다. 의대병원은 연간 매출액 중 의료행위로 벌어들이는 ‘의료수익의료이익률’은 2016년엔 -1.3%였으나 매년 조금씩 호전돼 2019년엔 1.1%까지 높아졌다.

또 다른 변수도 있다. 2016년부터 지급되기 시작한 ‘의료질평가지원금’. 정부가 2015년부터 주요 비급여제도, 즉 ‘특진료’를 없애면서 병원의 의료질 향상, 교육 수련, 연구개발 등의 명목으로 지원해준 것이다.

실제로 의료질평가지원금은 2018년 8월까지 3년간 전국 43개 상급종합병원에 총 6915억이 투입됐다. 병원당 평균 160억원이 지급된 셈이다.

반면, 치대병원은 의료질 향상, 교육 수련, 연구개발 등 같은 역할을 하며 ‘병원인증평가'(의료질관리, 감염관리)를 같이 받았지만 그 대상에서 제외됐다. 진료수가 적용에 별다른 지원이 없었다는 얘기다.

의사는 연간 12억8천만원 버는데, 치과의사는 5억원

물론 치대병원의 경영수지가 나빠진 데는 다른 내부적 요인들도 있다.

치과의사 한 사람이 병원에 벌어들이는 연간 매출이 5억 원 정도다. 의대병원 의사(12억8500여만 원)에 비하면 절반 이하다.

반면 인건비율, 재료비율, 관리비율 등 비용은 조금씩 늘어났다. 특히 의료수익에서 차지하는 인건비율은 61.5%(2019년)로 60%를 넘었다. 의대병원들은 47.3%에 불과했다.

의대병원은 장례식장, 임대사업 등 부대 사업을 하고 외부연구 수주, 기부금 확보 등을 통해 다양한 의료외수익을 올렸던 반면, 치대병원의 의료외수익 비중은 의대병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부채비율은 치대병원(137.2%)이 의대병원(274.2%)보다 훨씬 낮은데, 현금 등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는 유동자산비율은 치대병원(372.2%)이 의대병원들(118.5%)보다 훨씬 높은 것을 보면 치대병원이 상대적으로 ‘보수적’ 경영을 고수해왔음을 보여준다.

이지훈 씨 [사진=부산대 치과병원]
이에 ‘치과대학병원과 의과대학병원의 경영성과 비교 분석’ 논문을 발표한 이지훈 씨(부산대 치과병원 기획예산팀)는 9일 “치대병원도 의대병원을 벤치마킹할 것”을 권했다. 특히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진료뿐만 아니라 치의학 연구사업, 병원 내 부대사업 활성화 등 수익 다각화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 덧붙였다.

교신저자 김성식 교수(부산대 치의학과·치과병원 기획조정실장)도 “적정수익성 확보를 위해 치대병원들은 원가절감 외에도 지역 의료수요 및 특성을 파악해 전문클리닉 등 특성화 전략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식 교수. [사진=부산대 치과병원]
    윤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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