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터 챌린지라니…청소년 자해 원인은?

심리적 고통 표현...소셜미디어 반응에 민감한 탓도

이탈리아 청소년들이 얼굴에 흉터를 만든 뒤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최근 이탈리아 10대들 사이에 ‘흉터 챌린지’가 유행하고 있다. 얼굴을 꼬집어 상처를 낸 뒤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공유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규제 당국은 자해를 유도하는 유해한 영상 콘텐츠라고 판단해 조사에 나섰다.

얼굴을 꼬집으면 피부 아래 모세혈관이 터지며 붉게 멍이 든다. 대체로 이러한 상처는 며칠 내 사라지지만 심하면 흉터가 남을 수 있다. 이러한 챌린지 영상이 많은 청소년에게 자해 행위를 유도하고, 그 강도가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신체 고통으로 심리적 고통 상쇄할 목적

청소년 자해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이가 자신의 고통을 외적으로 표출하는 방법이다. 우울, 불안,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 등 정신질환을 동반하기도 한다.

자해는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대개는 심리적 고통을 행동으로 표출하는 행위다. 몸을 흉기로 긋거나 찌르는 행위로 마음의 고통을 상쇄하려는 목적에서 하는 경우가 많다. 신체적 고통으로 엔도르핀과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일시적으로 스트레스 감정이 해소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에게 자해 흔적이 있다면 아이가 갖고 있는 우울, 슬픔 등 부정적 감정이 무엇인지 살펴봐야 한다. 보다 건강한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찾도록 도움을 줘야 한다. 보호자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면 정신건강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행동치료와 약물치료를 병행해 나갈 수 있다. 약물은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 조절을 통해 자해 행동 빈도를 줄일 수 있다.

소셜미디어 사용으로 뇌 발달 변화…피드백에 예민

흉터 챌린지는 소셜미디어 사용과도 연관이 깊다. 청소년기에는 또래 집단에 민감해  관심을 꿀기 위해 특정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에서 소셜미디어 사용 빈도가 높은 청소년은 뇌 발달에 변화가 생긴다는 점이 확인됐다. 타인의 반응과 연관된 뇌 영역이 활성화되는 특징을 보였다.

아이들의 흉터 챌린지는 또래 집단의 피드백이 보상으로 작동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된 탓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친구들의 댓글이나 ‘좋아요’를 받기 위해 보다 위험한 행동을 감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소셜미디어 시대에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영국 캠브리지대와 옥스퍼드대 공동 연구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아이일수록 삶의 만족도가 떨어진다. 소셜미디어는 사회적으로 고립된 사람들의 우울감 등을 개선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다. 청소년의 뇌 발달 과정은 성인 이후 삶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소셜미디어가 미치는 영향은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한 분야다.

아이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비난하거나 강압적으로 스마트폰을 못 쓰게 하면 반발 심리가 일어날 수 있으니 사용 시간을 조절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콘텐츠들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도 필요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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