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인식장애도 ‘롱 코비드’ 증상?

초상화 화가였던 여성, 감염 후 두 달 뒤 아버지 얼굴 못 알아봐

롱 코비드 환자 54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에게서 시각 인식 및 탐색 능력의 저하가 발견됐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감염 이후 롱 코비드(코로나 후유증)로 안면인식장애(prosopagnosia)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뇌피질(Cortex)》에 발표된 미국 다트머스대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건강의학 포털 ‘웹엠디(WebMD)’가 14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이다.

연구진은 롱 코비드 환자 54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에게서 시각 인식 및 탐색 능력의 저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코로나19는 뇌 손상 후 나타나는 결손과 유사한 심각하고 선택적인 신경 심리적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며 롱 코비드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높은 수준의 시각 장애가 드물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이들 중 초상화 화가인 28세 애니라는 여성의 사례를 자세히 보고했다. 애니는 2020년 3월에 코로나19에 걸렸고 2020년 4월 중순에 재택근무를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됐다. 피로, 집중력 저하, 편두통 등 롱 코비드 증상은 계속됐다. 그해 6월 처음으로 가족을 만났을 때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했고 삼촌과 구별할 수 없었다. “아빠의 목소리가 낯선 사람의 얼굴에서 나왔다”라고 연구진에게 말했다. 애니는 식료품점을 탐색하고 주차장에서 차를 찾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고했다.

안면인식장애는 시력 시각 이름말하기 등의 장애가 없는 상태에서 사람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안면인식장애가 있으면 배우들이 비슷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TV드라마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다. 또 자주 접하는 사람의 얼굴도 구별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극단적인 경우엔 자기 자신도 구별하지 못한다.

얼굴 인식은 대뇌의 양쪽 6개 영역에서 이뤄지는데 특히 오른쪽 영역이 손상되면 얼굴 인식이 제한된다. 선천적으로 안면인식장애를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뇌졸중이나 뇌손상으로 얼굴을 식별하지 못하게 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안면인식장애를 갖는지에 대한 통계는 없다. 지난해 12월 《대뇌피질(Cortex)》에 발표된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의 연구는 1% 이상의 사람이 얼굴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10945223000448?via%3Dihub)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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