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세이상 운전자, 치명적 교통사고 9%→15%”

美연구팀, 일본 사례연구…브레이크 대신 엑셀 밟아 인명 사고

자동차는 노인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이동 수단이다. 75세 이상 노인들의 치명적인 교통사고가 일본 등 많은 나라에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고령사회 일본의 75세 이상 운전자가 일으킨 치명적인 교통사고 비율이 최근 10년 새 약 7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운전자들에게 의무화된 인지선별검사는 나이든 남성들의 교통사고 발생을 막아주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 연구팀이 일본 경찰의 교통사고 보고서(2012~2019년)를 분석한 결과다.

일본 75세 이상 운전자에 의한 치명적인 교통사고 비율은 2008년 9% 미만에서 약 15%로 6%포인트 이상(약 7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고령 운전자는 젊은 운전자에 비해 사망자가 발생한 교통사고를 2배 이상 더 많이 낸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2019년 일본에서는 운전자가 실수로 브레이크 대신 액셀을 밟아 사망자를 낸 자동차 사고가 41건 발생했다.  이 가운데 68%(28건)는 75세 이상의 운전자에 의한 사고였다.

일본의 75세 이상 운전자는 면허를 갱신하려면 인지선별검사를 받아야 한다.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로 진단받으면 운전면허가 정지 또는 취소될 수 있다. 이로 인해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다니다가 사고를 당하는 인지장애 노인이 종전보다 훨씬 더 많이 늘어났다.

연구의 교신 저자인 존스홉킨스대 보건대학원 이나다 하루히코 박사는 “나이가 많은 자전거 이용자와 보행자를 위한 안전 조치를 강화하고, 노인들이 자동차 운전의 중단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대체교통 수단과 보살핌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인지선별검사 의무화로 자동차 사고가 고령 남성들 사이에서 많이 줄었으나 고령 여성들 사이에서는 이렇다할 변화가 없었다. 연구팀은 2017년 3월 이후 인구 당 교통사고 건수가 노인 남성에서는 감소했지만 여성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선 상당수 지방단체가 만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인지선별검사를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2005년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일본은 2017년 3월부터 인지장애 양성 판정을 받은 75세 이상 남녀에게 의사의 진료를 받게 했다. 초고령사회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는 사회다. 연구 기간 중 총 60만2885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보행자와 자전거 운전자가 관련된 부상은 19만6889건이었다.

이 연구 결과(Association between mandatory cognitive testing for license renewal and motor vehicle collisions and road injuries)는 《미국노인학회 저널(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에 실렸고 미국 과학문화포털 ‘스터디파인즈’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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