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종협, ‘뇌전증’ 군 면제…병역비리 사태에 먼저 고백

과거 병명 '간질'... 최근 스포츠·연예계서 악용

배우 채종협 [사진=유튜브/ENA 캡쳐]
인기 드라마 ‘사장님을 잠금해제’에서 주연인 취업준비생 박인성 역을 열연했던 배우 채종협(31)이 ‘뇌전증’ 투병 사실을 밝혔다. 최근 스포츠와 연예계에서 터진 뇌전증 병역비리 사태 탓이다.

채 씨는 최근 해당 드라마의 종영 기념 인터뷰에서 과거 뇌전증 투병으로 5급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5급 전시근로역은 평시에는 현역 또는 보충역에 복무하지 않아 사실상 군 면제에 해당한다.

◆ “지금도 치료제 복용… 고등학생 때 첫 증상”

해당 인터뷰에 따르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유학을 하던 고등학생 시절 처음으로 뇌전증 증상이 발현했다. 당시 실신한 후 관련 증상이 이어져 여러 번의 검사를 거쳐 2018년 신체검사 재검에서 최종적으로 뇌전증을 진단받았다.

채 씨는 20살 이후 처음 신체검사를 받았을 당시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소집되는 4급 보충역을 판정받았다. 치료 후 현역 입대를 희망했으나, 뇌전증 전조 증상을 미리 느끼는 등 재발 확률이 높다는 판단으로 5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채 씨는 뇌전증 증상을 예방하는 약을 꾸준히 복용 중이라고도 밝혔다.

채 씨가 이번 인터뷰에서 뇌전증 투병 사실을 고백한 배경에는 최근 스포츠·연예계에서 여파가 커지고 있는 ‘뇌전증 병역비리 사태’ 탓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뇌전증 병역비리란 돈을 받은 브로커의 도움으로 뇌전증 증상을 미리 숙지해 진단을 유도하고 신체검사 땐 허위 진단서를 제출해 4급이나 5급 판정을 받는 것이다. 지난해 말 프로 배구선수인 조재성(27) 씨의 혐의 연루 사실이 드러나면서 관련 수사가 급물살을 탔고 현재까지 경찰은 100여 명의 혐의 사실을 조사 중이다. 스포츠 프로리그 선수나 연예계 인사 다수 포함한 탓에 대한뇌전증학회에서 탄원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논란이 커진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1993년생인 채 씨는 통상적인 군 소집 연령인 만 28세를 넘겼음에도 병역 복무 사실이 없기에, 이에 대한 오해를 사전에 해명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을 수 있다.

배우 채종협 [사진=채종협 인스타그램]

◆ ‘발작 증상’ 뇌전증이란?… 70%가 약물 치료 가능

서울아산병원과 가톨릭대 가톨릭중앙의료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에 따르면, 뇌전증은 과거 간질로도 불렸던 질환으로 유전과 뇌 질환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뇌신경 손상으로 발병한다.

가장 주요한 증상은 발작과 실신이다. 뇌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 전달 체계가 일시적으로 이상을 일으키며 과도한 흥분 상태를 유발하고, 이는 몸의 경련을 일으켜 발작 증상으로 이어진다. 발작은 대개 1-2분 정도 지속되고 길어도 5분 안엔 사라진다.

우리 뇌(대뇌)에는 수많은 신경세포가 서로 연결돼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미세한 전기적인 신호를 주고 받는다. 이 전기 신호가 일시적으로 잘못 방출되는 것이다.

약한 증상일 때는 눈이 떨리거나 한쪽 팔 등 부분적으로 경련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심할 경우 전신 경련이 일어나거나 입에 거품을 물며 온몸이 뻣뻣해지는 대발작 증상 이후 실신하기도 한다.

따라서 약한 수준의 전조 증상일 때라도 약물 등으로 개입하면 심각한 증상을 막을 수 있다. 실제 뇌전증 환자의 10명 중 7~8명은 약으로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짧게는 2~5년 항경련제를 복용하거나 재발 예방을 위해 더 장기적으로 복용하기도 한다. 나머지 약물로 제어할 수 없을 정도의 중증에 해당하는 2~3명은 발작을 일으키는 뇌 조직(간질 초점 부위)을 수술로 제거하여 치료한다.

연령별 뇌전증 발생 원인과 치료법 [자료=가톨릭대 가톨릭중앙의료원]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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