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취 성형, 정말 위험할까?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수술의 특성상 전신마취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전 어렸을 때 이가 참 잘 상했습니다. 절 닮아서인지 첫째 아이도 다섯살에 충치가 여럿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다니던 동네 치과 선생님께서 수면마취를 하고 신경치료를 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수면마취가 위험하다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저는 아이를 데리고 대학 치과병원을 찾았습니다. 이 병원에는 마취과 전문의가 있어서 전신마취로 신경치료를 할 수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가 조금이나마 더 안전하게 치료받게 하고 싶은 마음에 의사 아빠가 선택한 것은 ‘전신마취’였습니다.

성형수술 중 얼굴뼈 수술(안면윤곽)이나 가슴 수술, 안면거상, 자가 늑연골을 이용한 코수술처럼 상대적으로 큰 수술을 할 때는 주로 ‘전신마취’를 합니다. 국소마취나 수면마취는 집도의(성형외과의)가 직접 수술을 하면서 하지만 전신마취는 마취과 전문의가 합니다. 수면마취처럼 집도의가 수술을 하면서 환자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마취과 전문의가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므로 훨씬 안전합니다. 집도의가 수술에만 집중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수술의 특성상 전신마취가 필요하기도 합니다. 전신마취 시에는 목에 관에 넣어 기도를 확보합니다. 얼굴뼈 수술 시에는 입안으로 절개하고, 수술 중에 피가 나거나 다량의 물을 뿌리기도 하는데, 기도가 확보되어 있어야 안전하게 제대로 수술할 수 있습니다. 충분히 모양을 잡을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전신마취가 수술 결과도 좋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전신마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분들이 종종 뵙습니다. “전신마취가 부담스러워요.” 또는 “전신마취는 위험할 것 같아요.”라고 말씀하십니다.

전신마취는 위험하고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전신마취가 필요한 수술은  대개 ‘큰’ 수술입니다. 큰 수술을 안전하게 하기 위해 전신마취가 필요한 것입니다.

미용성형수술은 꼭 필요한 수술이 아닙니다. 전신마취가 불안하다면 사실 안 받아도 되는 수술입니다. 그런데 전신마취로 해야 안전한 수술을 ‘무섭다’는 이유로 수면 마취로 하려다 문제가 생기기 쉽습니다.

전신마취가 크고 위험할것 같다는 일반인의 막연한 불안감을 이용하는 일부 전문가들의 책임도 있습니다.

한때 ‘퀵광대’ 처럼 ‘퀵’이 들어가는 약식수술들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실제로 ‘퀵’하지도 않고 대부분 수술 결과도 좋지 않습니다. 심한 경우 제대로 수술이 되지 않아 재수술마저 어렵습니다.

이런 분들께 ‘왜 이런 수술을 받으셨어요?’ 라고 여쭤보면 역시 이렇게 대답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신마취도 안하고 간단하다 해서요”, “전신마취는 무서워 안하고 싶어서요.”

특히 이전 수술이 잘못되어 재수술을 고려하는 분들이 이런 말씀을 하실때는 안타깝습니다. 전신마취는 큰 수술을 제대로 안전하게 하기 위해 필요합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기 위해서는 KTX를 두시간반 정도 타야 하지만, 집 근처 지하철역에 가려면 마을버스로 몇 분이면 됩니다. 몇 분이면 도착하는 곳이라 마을 버스를 타는 것이지, 마을버스가 KTX보다 빠르고 안전한 것이 아닙니다.

전신마취가 크고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큰 수술에 수면마취를 선택하는 것은 KTX가 크고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마을버스를 타고 부산에 가려는 것과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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