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여성, 수면‘시간대’ 불규칙해도 우울증70%↑

잠 충분히 자도 우울·불안 일으켜…올빼미형·종달새형도 좋지 않아

나이 든 여성은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규칙적인 수면에도 힘써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나이 든 여성은 잠을 충분히 자도 수면 시간대가 들쭉날쭉하면 우울증과 불안에 시달릴 위험이 크게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 의대 연구팀이 갱년기 여성 약 1200명(평균 연령 65세)을 조사한 결과다.

연구의 주요 저자인 미시간대 의대 레슬리 스완슨 부교수(정신과)는 “여성은 나이가 들면 수면 시간을 조절하는 뇌 부위가 노화돼 젊었을 때보다 훨씬 더 불규칙한 수면 패턴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의하면 완경(폐경)을 지난 여성 가운데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는 ‘종달새형’이나 늦게 잠자리에 들고 늦게 일어나는 ‘올빼미형’은 심각한 우울증을 겪을 위험이 약 70% 더 높았다.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한 경우에도 그랬다. 특히 오전 2~4시에야 잠이 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심각한 우울증 증상을 겪을 위험이 72% 더 높았다. 또 수면 시간이 불규칙한 여성은 우울증을 보일 위험이 68%, 불안증을 보일 위험이 62% 각각 더 높았다.

정상적인 성인은 하루 7~9시간 숙면을 취하도록 권장되고 있다. 햇빛이나 서머타임 등 수면 시간에 변화를 주는 요인은 일주기 리듬을 방해해 우울증과 불안을 일으키고 웰빙 수준을 낮출 수 있다. 규칙적이고 질 좋은 수면은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필수적이다. 스완슨 부교수는 ”나이 든 여성은 알람 시계를 이용해 매일 같은 시간에 잠자고 일어나고 가급적 빨리 햇빛을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일주기 리듬은 수면을 유도하기 위해 호르몬 멜라토닌의 방출을 억제하는 24시간 생체 내부 시계에 해당한다. 취침 30~60분 전부터 직장, 사회적 상호작용, 공포·액션 영화나 책, 트위터, 소셜미디어 등 모든 자극적인 것에서 벗어나는 게 바람직하다. 잠자리에 들기 전 3시간 안에는 과식을 하지 않아야 한다. 특히 수면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설탕이 많이 든 음식을 피해야 한다.

연구팀은 폐경 후 여성의 수면과 기분 사이의 인과 관계를 정확히 밝혀내기 위해선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완슨 부교수는 “달걀이 먼저인지 닭이 먼저인지 따져보는 식으로 연구를 설계하지 않았다. 우울증이 있어 수면 시간이 불규칙할 수도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서든캘리포니아대 의대 라즈쿠마르 다시굽타 조교수(정신과)는 “수면 시간 자체가 부족하거나 수면 시간대가 불규칙하면 비만, 고콜레스테롤, 고혈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챙김 명상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그때 그 때 풀어줘야 잠을 푹 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 결과<Sleep timing, sleep regularity, and psychological health in early late life women: Findings from the Study of Women’s Health Across the Nation(SWAN)>는 ≪수면 건강(Sleep Health)≫ 온라인판에 실렸고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가 소개했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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