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인이 서양인보다 치매 더 잘 걸린다?

[오늘의 키워드] ApoE 유전자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이 서양인보다 치매에 취약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poE 유전자는 지질대사에 관여하는 단백질 생성정보를 지닌 유전자다. 대체로 ApoE2, ApoE3, ApoE4 등 3가지 유형의 변이체가 있다. ApoE2를 지니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이 낮지만 ApoE4가 있으면 확률이 높아진다. 가장 흔한 ApoE3는 중립적이다.

부모로부터 각각 1개씩 물려받아 6가지의 유전형이 가능한데 어떤 조합을 갖고 있느냐에 따라 알츠하이머 치매 발병 위험이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5명 중 1명(20%)은 ApoE4 유전자를 한 개 갖고 있다. 한 쌍을 모두 ApoE4로 물려받는 경우는 2%로 매우 드물지만 치매 발병 위험도는 8~10배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이 서양인보다 치매에 취약하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차례 분석됐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7 건강보고서에 따르면 동아시아인의 치매 발병율이 OECD 평균보다 최소 1.3배 이상 높고 미국 백인종과 비교해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병하는 연령은 평균 2년 이상 빨랐다. 같은 보고서가 국가별로 80∼84세 치매 유병률을 분석한 결과, OECD 평균은 11.7%였지만 일본은 13.1%, 중국은 14.6%, 한국은 19.7%로 가장 높았다.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은 지난 2019년 치매 유발 유전자인 아포이(ApoE) e4형이 동아시아인에게 더 높은 빈도로 존재하고, 이를 보유한 경우의 치매 발병률은 최소 2.5배 더 높아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동아시아 국가 및 OECD 평균 치매 유병률 [자료=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
아직까진 ApoE4 유전자가 어떻게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가능성을 더 높이는지 정확하게 밝혀지진 않았다. 다만,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인의 경우 ApoE4 유전자의 T타입 유전변이를 갖고 있어 서양인보다 치매 발병 시기가 더 이르다는 것이 조선대 연구진의 추정이다.

현재도 알츠하이머 치매 조기 발견을 위해 ApoE 유전자 검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 다만, ApoE4 유전자를 보유했다고 해서 무조건 치매가 발병하는 것은 아니지만, 발병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해 가장 초기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시점부터 관리를 시작하면 치매 진행을 충분히 늦출 수 있다.

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은 2019년 아포이(APOE) e4 유전자형을 가진 사람 중, T형 유전변이를 가진 사람이 G형 유전변이를 가진 사람에 비해 치매 발병률이 2.5배 높았으며, T형 유전변이를 가진 사람이 G형 유전변이를 가진 사람에 비해 쐐기앞소엽, 내후각 피질, 해마곁 피질에서 더 심각하게 뇌손상이 일어남을 확인했다. [자료=조선대 치매국책연구단]
    최지현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