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근무시간, 남성 직장인 자살과 연관… “성별 맞춤 관리해야”

국내 자살률 OECD 최고...직장인 근무시간 고민 필요

성별에 따라 직장인 자살 사고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gorodenkoff/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직장인의 자살을 예방하려면 성별에 따른 관리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상원, 조성준 교수와 이희준 전공의는 2015~2019년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심케어서비스를 이용한 근로자 9326명의 직무 스트레스 요인을 살폈다. 자살 사고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을 성별에 따라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 근로자는 ‘근무시간 증가’가 자살 증가와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였고, 여성 근로자는 일상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개인의 회복탄성력, 우울 등 일반 정신과적 증상이 자살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라 직장인 자살 사고 요인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팀은 성별을 고려한 자살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현재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OECD 평균보다는 2.2배 높은 수준으로, 자살 예방을 위한 여러 대책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한국 직장인에게 발생하는 정신질환의 주요 원인 1위는 ‘급성 스트레스 사건’, 2위는 ‘만성적인 장기간 근무시간’이다. 이는 자살과도 무관하지 않다.

전상원 교수는 “직장인 자살 예방을 위한 근무시간 조절, 초과 근무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 제공 등의 효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제노동기구(ILO)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공동 연구에 의하면 주 55시간 이상 근무는 심장질환,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과 연관을 보였다. 주 55시간 이상 근무자는 35~40시간 근무자 대비 허혈성 심장질환으로 사망할 위험이 17%, 뇌졸중으로 사망할 위험은 35% 더 높았다. WHO는 업무와 관련해 발생하는 질병 중 3분의1은 장시간 근무와 연관이 있다고 추정하고, 조기 사망을 이끄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여기에 더해 이번 연구는 장시간 근무가 신체 건강뿐 아니라 정신 건강에도 해가 될 수 있음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정밀 미래 의학(Precision and future medicine)≫에 실렸다.

상담전화 안내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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