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남편·아내의 동상이몽.. 종일 같이 vs 적당한 거리

‘중·중 간병’ 피하려면... 서로의 건강 챙겨줘야

은퇴 남편들은 중년 아내의 가사 부담을 덜어 주고 여유를 줘야 불화를 예방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직장에서 은퇴한 중년 남편들의 꿈은 야무지다. 그동안 돈 버느라 아내·자녀에게 소홀했으니 가족부터 챙기겠다는 말을 한다. 특히 아내와 종일 함께 하며 여행을 다니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아내의 생각은 어떨까? 24시간 붙어 지내겠다는 남편의 희망과 같을까? 부부는 수십 년 한 자리에서 같이 자면서도 서로 다른 꿈을 꾼다. 동상이몽이다. 퇴직 남편·아내의 ‘슬기로운 생활 법’에 대해 검토해 보자.

◆ 은퇴 남편이 먼저 알아 둘 일… “아내는 생각이 다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남편과 아내의 생각은 다르다. 남편이 은퇴한 것처럼 아내도 ‘가사 은퇴’를 꿈꿀 수 있다. 많은 아내들이 남편과 24시간 같이 있는 게 불편하다는 말을 한다. 물론 모든 부부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 종일 붙어 있는 게 좋은 부부들도 있을 것이다. 핵심은 가사 노동이다. 하루 삼시 세끼를 아내가 책임진다면 ‘자유’가 없다. 밥 차리는 게 힘든 게 아니라 ‘여유’가 없다는 의미이다. 아침 준비 후 “점심, 저녁은 뭘 먹을까?” 생각하는 것부터가 스트레스다.

◆ 아내의 가사 노동에도 정년이 필요… 이제 부부가 함께 준비해야

은퇴 남편은 기꺼이 가사를 분담해야 한다. 90세, 100세 시대에 아내 혼자서 30년 더 밥상을 차릴 순 없다. 아내가 청소기를 돌리는데 소파에 앉아 발만 드는 남편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아내를 진정으로 위한다면 남편도 요리를 배워야 한다. 청소 등 가사도 나눠서 해야 한다. 수십 년 가사노동에 지친 아내가 여유를 가지도록 해야 한다. 돈 들여 부부 해외여행을 하는 것보다 ‘밥상 차림’에서 해방시켜 주는 것이 더욱 큰 아내사랑일 수 있다.

◆ 중년 부부의 나 만의 공간… 건강과 생활습관 고려

부부가 하루 종일 부대끼는 것보다 나 만의 공간이 필요할 수 있다. 남편의 서재처럼 아내도 자기만의 방이 있으면 좋다. ‘각방’이 아니라 자유롭게 숨 쉬는 공간이다. 중년 부부는 모두 갱년기를 겪어 생활습관이 서로 다르다. 남편은 코골이가 심하고 아내는 열감, 수면장애로 잠자리에서 뒤척이는 시간이 길다. 잠드는 시간대가 다른 데 같이 자는 게 건강상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방에 여유가 있다면 따로 자는 것도 필요하다.

중년 부부들은 서로의 건강을 챙겨 줘야 중년에 간병하는 아픔을 막을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 ‘노·노 간병’ ‘중·중 간병’ 피하려면… 서로의 건강 챙겨줘야

요양병원에는 나이 든 치매 노인만 있는 게 아니다. 요즘 급증하는 뇌졸중(뇌경색·뇌출혈) 후유증으로 몸이 마비되고 언어 장애가 있는 50~60대 환자들도 적지 않다. 집에서 간병이 힘드니까 ‘젊은 나이’에 요양시설에 들어온 것이다. 중년에 뇌졸중이 심하면 부부의 안정된 노후는 꿈도 못 꾼다. 비용도 많이 들고 무엇보다 투병, 간병으로 인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 중년 부부가 간병하는 ‘중·중 간병’을 피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노후대책은 ‘건강한 몸’이다. 부부는 서로의 건강을 살펴줘야 한다. 이미 한쪽이 혈관병을 앓고 있다면 증상을 살펴서 119에 빨리 연락하면 몸의 마비 등 후유증을 줄일 수 있다.

◆ 식성도 바꿔야 할 때… 한 사람의 입맛에 맞추다 가족이 건강 위험

가족 전체의 식성이 아버지, 남편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었다. 짠 음식, 탄 음식을 즐기면 가족 중 2명 이상의 위암 환자가 나올 수 있다. 중년 이상은 맛보다는 건강이 우선이다. 뇌졸중, 암은 대부분 음식에서 위험요인이 싹튼다. 병은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암에 걸려 갖은 고생을 한 후 식성을 바꾸면 너무 늦다. 항산화제가 많은 채소·과일을 자주 먹고 같이 운동도 해야 한다. 은퇴 남편이 가족을 챙긴다면 자신의 나쁜 식습관부터 바꿔야 한다. 자기가 좋아하던 ‘나쁜 음식’을 고집하다간 가족의 건강도 해칠 수 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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