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혈압 변동성으로 주요 뇌 손상 예측(연구)

뇌 용적 감소 및 인지 기능 저하 나타나

혈압을 측정 중인 의사와 환자
국내 연구 결과, 야간 혈압 변동성이 높을수록 뇌 용적 감소와 인지 기능 저하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고혈압은 국내 성인이 앓는 3대 만성 질환 중 하나로 다양한 합병증이 동반된다. 특히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은 뇌 위축 및 인지 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쳐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린다.  고혈압에 대한 여러가지 연구 가운데 밤에 잠자는 중에 혈압의 변동성과 뇌 용적 및 인지 기능 변화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는 거의 없었다.

최근 고려대안산병원 의생명연구센터 신철 연구 교수와 내분비내과 김난희, 유지희 교수 연구팀은 높은 야간 혈압 변동성(night blood pressure variability)이 뇌 용적(brain volume) 감소와 인지 기능 저하에 대한 주요 예측 인자라는 사실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SCI급 국제 학술지 《최신 신경학(Frontiers in neurology)》에도 게재됐다.

연구팀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을 통해 평균 나이 59.7세인 남성 643명, 여성 755명의 혈압을 24시간 동안 측정했다. 야간 혈압 변동성과 뇌 위축(brain atrophy) 및 인지 기능의 변화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과 신경인지 검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추적 관찰 기간(평균 4.3년) 동안 야간 혈압 변동성이 높을수록 전체 뇌 용적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 수축기 혈압의 높은 변동성은 측두엽의 신경 세포가 모여 있는 ‘회백질’ 부피 감소와 연관이 있었으며, 시각적 기억 능력과 언어 유창성 영역의 인지 기능 저하에 영향을 미쳤다.

주간 혈압 변동성 또는 야간 평균 혈압 수치는 전체 뇌 용적 변화와 연관성이 없었고, 야간 혈압 변동성만이 뇌 용적 및 인지 기능의 변화와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났다. 이는 항고혈압제 등을 통한 혈압 조절에도 불구하고 야간 혈압 변동성이 크다면 뇌 위축과 인지 기능 저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또 야간 혈압 변동성이 뇌 손상과 관련된 독립적인 예측 인자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야간 변동성 혈압과 관련하여 뇌 자기공명영상 데이터와 신경심리검사를 연계한 최초의 대규모 추적 관찰 연구”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야간 혈압 변동성이 뇌 용적 감소 및 인지기능 저하의 주요 예측 인자임을 확인했으며 높은 야간 혈압 변동성이 중년 이후에 급속한 뇌 노화를 예측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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