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질이 간암 위험↑…담즙산 수치 높으면 주의해야

혈중 담즙산 수치가 상위 4분의 1에 해당하는 남성은 섬유질 섭취가 많으면 간암 위험이 40% 증가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섬유질 섭취량이 많고 혈중 담즙산 수치가 높은 남성은 간암 위험이 40%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체중 감량이나 암, 당뇨병 등 질환에 걸리지 않기 위해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먹고 있지만 특이 체질은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탈리아 톨레도대 의대 생리학부 교수 비제이 쿠마르(Vijay-Kumar) 박사 연구팀은 정제된 섬유질 섭취가 특정인, 특히 혈관 기형을 가진 사람에게 간암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논문을 ‘위장관학(Gastroenterology)’ 저널에 발표했다고 미국 과학 매체 ‘사이테크데일리(Scitechdaily)’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간암에 걸린 224명의 남성의 혈중 담즙산 수치는 간암에 걸리지 않은 남성들보다 두 배 더 높았고, 혈중 담즙산 수치가 가장 높은 사람은 간암 위험이 4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혈청 담즙산 수치가 가장 낮은 사분위에 있는 사람들은 높은 섬유질 섭취가 간암 위험을 29% 줄였다는 것을 발견했다. 혈중 담즙산 수치가 상위 4분의 1에 해당하는 남성은 섬유질 섭취가 많으면 간암 위험이 40% 증가했다.

연구팀은“혈액에 정상보다 높은 담즙산이 있다면 섬유질 섭취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에 앞서 2018년 생물학 학술지인 ‘셀(Cell)’ 지에 면역체계 결함이 있는 생쥐가 이눌린 강화 식단을 먹은 뒤 간암에 걸렸다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눌린(뜨거운 물에는 녹지만 알코올에는 녹지 않는 다당류)은 건강을 증진시키는 프리바이오틱스(위와 소장에서 소화 효소로 분해되지 않는 저분자 섬유소)로 판매되는 정제된 식물성 발효 섬유다.

연구팀은 악성 종양이 발병한 모든 쥐들이 선천적 결함인 포르토시스메틱 션트(Portosystemic Shunt : 소화관에서 발생한 혈액이 간으로 들어가지 않고 전신으로 순환하여 혈액 내 독소가 해독되지 않는 질환)로 혈액에 고농도의 담즙산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혈액에 담즙산이 많은 쥐는 간 손상을 입기 쉬운 반면 이눌린을 먹인 쥐는 치명적인 원발성 간암인 간세포암에 걸렸다. 담즙산이 낮은 쥐는 같은 음식을 먹었을 때 암에 걸리지 않았다.

포르코시스메틱 션트가 일어나는 확률은 3만명 중 1명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눈에 띄는 증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확률은 훨씬 더 높을 수 있다. 간경변이 진행되면 일반적으로 포르토시스메틱 션트가 일어난다.

이 논문의 제목은 “Enterohepatic Shunt-Driven Cholemia Predisposes to Liver Cancer”이며 8월18일자 ‘Gastroenterology’지에 게재됐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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