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명인제약 이행명 회장 불법 증여 혐의 포착?

가족 간 자금 및 부동산 거래 집중 조사

서울국세청 명인제약 조사 현황
서울국세청이 명인제약의 이행명 회장과 가족 간 불법 증여 등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미지 = 최소연 디자이너]
국세청이 명인제약 이행명 회장 가족의 불법 증여와 약품 리베이트에 대한 구체적 혐의를 잡고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어 이 회사는 37년 역사에서 최대 위기에 부딪혔다. 국세청은 이 회장이 두 딸 소유의 광고대행사에 일감 몰아주기, 부동산 편법 거래 등을 통해 수익을 안겨준 경위와 명인제약 전(前)직원이 만든 회사를 통해 가족에 급여 형태로 수십억 원을 건넨 혐의 등을 깊숙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명인제약 이행명 회장
명인제약 이행명 회장

명인제약은 7월 4일부터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집중 조사를 받고 있다. 조사4국은 기업의 불법 탈세 및 증여 등을 주로 조사하며, 대부분 조사가 검찰 고발로 이어져 ‘기업 저승사자’라는 별명이 있다. 명인제약 측은 이에 대해 “정기 세무조사이며 불법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코메디닷컴 특별취재팀 취재에 따르면 서울국세청은 명인제약에 ▲계열 광고사 부당지원 ▲명인타워 매입 및 임대 수익 배분 과정의 탈법 ▲위장회사를 통한 오너 가족 급여 지급 ▲거래처 가족에게 (리베이트성) 급여 지급 등을 조사하겠다고 통보했다.

명인제약은 이 회장 70.8%, 장녀 선영 씨 10%, 차녀 자영 씨 10.5% 등 특수관계인이 95.3%의 지분을 가진 ‘가족회사’다. 이 회장은 2005년 광고대행사 메디커뮤니케이션 설립을 주도했는데 선영 씨와 자영 씨가 각각 52%, 48% 지분을 갖고 있다.

명인제약은 광고 물량 대부분을 메디커뮤니케이션에 몰아줘 부당 내부거래 의혹을 받았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 회장은 명인제약 광고 업무를 처음부터 끝까지 챙기고, 메디커뮤니케이션 대표를 맡았다”면서 “메디커뮤니케이션 지분을 가진 두 딸에게 광고 수익이 대부분 돌아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아래표 참조).

명인제약광고비, 메디커뮤니케이션 매출 현황

명인제약은 이에 대한 비난이 커지자 2019년 100% 출자한 자회사 명애드컴을 설립했다. 대표는 역시 이행명 회장이다.

국세청은 이 회장이 이 무렵부터 광고 일감 몰아주기보다 복잡한 부동산 거래와 위장 회사를 통해 가족에게 불법 증여하지 않았는지 살펴보고 있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2015년 서울 서초구 서초동 명인타워(당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빌딩. 대지 1180평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를 매입했는데 명인제약이 지급보증과 자금대여 등을 통해 편법으로 지원한 의혹에 휩싸였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당시 938억 원에 심평원 건물을 낙찰받았지만, 자산 461억 원, 단기 차입금 323억 원이었고 연매출은 37억 원에 불과했다. 이 회사는 명인제약이 담보를 제공하고 은행에 지급보증을 해 200억 원 가량 대출받을 수 있었다. 일반적 거래라면 메디커뮤니케이션은 건물을 사들일 능력이 없었다.

명인제약은 1년 뒤인 2016년 이 빌딩 지분 48%를 450억 원에 매입했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이 덕분에 명인제약 덕에 빌린 돈의 갑절이 넘는 금액을 명인제약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2020년 34억8000여 만 원을 들여 이 건물을 리모델링했다. 국세청은 명인제약이 소유지분 비율을 초과해 리모델링 비용을 지급해 결과적으로 두 딸에 재산상 이익을 줬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명인타워의 임대 수익이 주로 메디커뮤니케이션에 집중되고 있는 대목도 조사하고 있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명인제약으로부터 2021년 기준 연간 21억 원 가량의 임대수익을 얻고 있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이에 앞서 2011년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메디빌딩(대지면적 113평 연면적 476평 지하 2층 지상 7층)을 85억 원에 사서 2020년 팔기 전에 매년 5억 원 가량 임대료 수익을 올렸다. 메디커뮤니케이션뿐 아니라 명애드컴도 한때 이 건물에 주소지를 뒀다.

메디커뮤니케이션은 또 2014년 서울 관악구 남현동의 빌딩(대지면적 180평 연면적 556평. 지하 1층 지상 5층, 현재는 공유사무실 빌딩) 소유권을 이행명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았다. 이 건물은 1994년 명인제약이 매입했으며 2003년 이 회장으로 소유자가 바뀌었다가 다시 딸들 회사로 넘어갔다. 국세청은 이들 건물이 정상적 거래로 이전됐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서울국세청은 또 명인제약이 자사 출신 직원이 설립한 의약품도매업체 J약품을 통해 이 회장 가족에게 한 해에 20억∼30억 원을 급여 형태로 제공한 의혹도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명인제약이 병원, 약국 등 거래처 가족에게 급여 형태로 지급한 100억여 원의 리베이트성 여부를 살피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명인제약은 이행명 회장 1인 회사라고 할 정도로 이 회장이 모든 거래 관계를 다 챙기고 있어 메디커뮤니케이션과 거래도 직접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그동안 의혹은 무성했지만 로비력으로 버텼다는 소문도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명인제약 측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옥을 매입하고 광고비를 집행했다”서 “이번 세무조사는 일반적 정기 세무조사여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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