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식이’ 남편 어쩌나.. 아내는 ‘가사 퇴직’ 없나

남자도 심한 갱년기 겪을 수도.. 상호 이해와 배려 중요

중년 여성은 폐경에 따른 신체 변화 등 상실감으로 감정 변화를 겪기도 하지만 가족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남편이 가사를 분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

부지런했던 중년 여성이 어느 순간 밥하기가 싫어질 때가 있다. 설거지, 청소 등 가사가 귀찮아진다. 호르몬의 변화가 요동치는 갱년기에다 남편의 명퇴-은퇴까지 겹치면 우울감이 더해진다. 가사는 남편, 자녀도 참여 해야 한다. 맞벌이라면 ‘돕는’ 게 아니라 부부가 공평하게 ‘분담’해야 한다. 중년의 부부 어떤 변화가 필요할까?

◆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 감정이 요동치다

여성의 갱년기 증상 가운데 감정의 변화를 빼놓을 수 없다. 안면 홍조, 열감, 수면 장애도 있지만 감정이 요동칠 수 있다.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일어나는 증상이다. 사람에 따라 감정의 심한 기복 뿐 아니라 우울, 흥분, 자신감 상실, 집중력 저하, 고독, 불안, 신경과민, 권태감, 두통, 불면증, 공격성 등을 보이기도 한다. 감정 변화는 폐경 시 겪는 신체 변화에 따른 실망감이나 상실감도 있지만 가족, 생활의 변화 등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 중년 여성의 ‘화병’… 억지로 참기만 해야 할까?

마음 속의 울분을 억지로 참기만 하면 ‘화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치미는 울화를 제대로 풀지 못해 생기는 질병이다. ‘울화병’이라고도 한다. 답답함, 소화 장애, 불면증, 피로 등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억울하거나 답답한 감정, 속상함 등의 스트레스가 오래 쌓이면 건강을 해치게 된다. 화병은 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와는 다르다. 심하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

◆ 오늘은 무슨 요리를 하나… 나도 ‘파업’할까?

코로나19 거리두기가 엄격했던 지난 2년여 동안 중년 여성들의 몸은 매일 파김치였다. 오랜 재택 근무로 가족들이 온종일 집에 머물러 삼시세끼 식사 준비에 골머리를 앓았다. 가족 중 입맛이 까다로운 사람이 있다면 스트레스는 더 치솟는다. 나도 ‘파업’할까? 당장 식사 준비를 때려치우고 싶은 생각도 들 수 있다. 가족들이 이런 마음을 몰라줄 때 더 힘들다.

◆ 남자도 갱년기 겪는다…. 남편의 성격이 갑자기 변한 경우

남성도 갱년기가 심한 경우가 있다. 문제는 본인은 물론 가족들도 남편, 아버지가 갱년기를 겪고 있다는 것을 몰라 갈등이 깊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분 장애’를 앓을 수도 있다. 기분이 저하되고 무기력감, 복부 비만, 집중력 감퇴, 발기 부전 등이 나타난다. 특히 중년 남성은 직장에서 승진 경쟁, 명퇴 위기가 고조되면서 스트레스가 심해진다. 이는 맞벌이 여성도 마찬가지다. 남편의 성격이 갑자기 변했다면 갱년기 증상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성질’내는 남편에 바로 대응하지 않고 차분히 기다리는 것도 방법이다.

◆ 갱년기로 감정 변화 심한 부부… ‘강 대 강’에서 상호 이해로

진정으로 아내를 위하는 남편들은 자신이 직접 요리한다. 반찬 투정도 없고 ‘이런 음식’을 해달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주방에서도 남편, 아내의 구분이 점차 없어지고 있다. 퇴직했다고 삼시세끼 밥상을 요구하는 ‘삼식이’ 남편은 곤란하다. 자신이 힘든 직장생활에서 벗어나 자유를 얻었듯이 나이든 아내에게도 ‘가사 퇴직’을 배려해야 한다. 남편, 아내 모두 호르몬의 변화로 몸과 마음이 힘들 수 있다. 상호 이해와 배려로 갈등을 줄여야 한다. 90세, 100세 시대다. 남은 긴 세월을 부부가 어떻게 보낼 것인가… 갱년기 위기를 잘 넘겨야 남은 수십 년이 편안하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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