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률이 최대 88%인 ‘마버그(Marburg) 바이러스’에 감염된 2명이 사망했다. 서아프리카 지역의 가나 남부 아샨티에서 최근 마버그 바이러스에 감염된 환자 2명이 설사, 고열, 현기증, 구토 증세로 치료를 받다 숨졌다고 외신들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사망자는 26세, 51세 남성 2명이다.
과일을 주로 먹고 사는 박쥐를 통해 전파되는 이 병은 에볼라와 같은 계열의 출혈성 감염병이다. 고열과 두통, 근육통이 같이 생기고 눈과 귀에서 피가 나올 수 있다. 증상이 심하면 8일 가량 지나 출혈성 쇼크로 사망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맛시디소 모에티 아프리카 국장은 “가나 보건 당국이 마버그 바이러스에 빠르게 대응해 추가 확산을 막았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으면 이 바이러스의 확산을 차단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가나 당국에 따르면 이달 초 2명의 혈액 샘플에서 마버그 바이러스가 발견된 후 환자와 접촉한 90여 명을 격리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단행했다. 접촉자들은 아직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아프리카에서 마버그 바이러스 감염자가 발생한 사례는 가나가 두 번째로, 첫 감염자는 지난해 9월 기니에서 나왔다. 세계 첫 감염자는 1967년 독일 마르부르크(마버그)에서 발견되어 병명도 해당 지역 명에서 가져왔다. 이 바이러스는 이후 남아프리카공화국, 앙골라, 케냐, 러시아 등에서 감염 사례가 나왔다.
마버그 바이러스는 최근 확산하는 원숭이두창처럼 사람과 동물 모두 전파될 수 있는 인수 공통 감염병이다. 과일 박쥐와 접촉하거나 감염자의 체액이나 병변 등과 밀접 접촉하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치명률은 개인에 따라 다르지만 24%에서 최대 88%까지 매우 높다. 현재 백신이나 치료제는 없다.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보조 치료로 증상을 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