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미인 코 뭐가 다를까?

[이민구의 성형의 원리] 송혜교의 코 Vs 판빙빙의 코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 미인으로 꼽히는 송혜교와 판빙빙[사진=뉴스1, 위키피디아]
송혜교와 판빙빙은 모두 한국과 중국의 대표적인 미인으로 꼽힌다.

사진이나 영상을 보면 둘 다 무척 예쁘지만 세부적으로 얼굴을 뜯어보면 미묘한 차이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코 모양이다.

송혜교의 얼굴 옆 모습 사진에서 코를 자세히 보면 끝이 살짝 올라간 ‘버선코’라는 걸 알 수 있다. 코 길이도 길지 않다는 느낌이다. 반면 판빙빙의 코끝은 약간 아래로 처진 듯한 ‘화살코’ 모양이다. 이 때문에 판빙빙의 코는 길어 보인다.

송혜교의 ‘버선코’와 판빙빙의 ‘화살코’는 동아시아 한-중-일 3국의 미인관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한국 미인의 기본은 동안(童顏)이다. 아이처럼 귀엽고 깜찍한 얼굴을 선호한다는 뜻이다. 귀여운 인상에서 코는 중요하다.

성형외과에 코 성형 상담을 하러 오는 한국인들, 특히 여성들은 콧대에 비해 코끝이 살짝 올라오는 듯한 모양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 옆에서 보면 콧대보다는 코끝이 약간 높은데 한복에 갖춰 신던 버선과 비슷하다고 해서 ‘버선코’라고 한다.

왜 한국인들이 이런 코를 선호하게 됐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전통적인 관상에서 코에 대한 해석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을 듯하다. 이에 따르면 잘생긴 코는 코끝이 둥글고, 콧대가 너무 높지 않다. 코끝이 둥근 모양인 것은 ‘복코’와도 닮았다. 다만, 복코는 버선코에 비해 코끝이 조금 더 넓다.

중국 미인의 코 기준은 다르다. 중국에서는 화살코 모양을 선호한다. 화살코는 옆에서 볼 때 코끝이 비주(鼻柱·콧기둥)보다 더 내려온 모습이다. 비주는 콧구멍 사이 부위로 코의 기둥 역할을 하는 부위다.

수술 전 화살코(왼쪽)와 수술 후 달라진 오른쪽 모습.

화살코는 매부리코와는 다른데도, 우리나라에선 화살코를 그리 좋아하는 않는다. 화살코를 가진 한국 여성들은 성형 수술로 코 모양을 바꾸고 싶어한다.

일본 여성들이 좋아하는 코 모양은 버선코보다는 화살코에 가깝다.

대체로 한국은 동양적인 미인을 선호한다면, 중국과 일본은 서구적인 스타일을 선호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 기준이 코 모양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중국과 일본 여성들이 선호하는 미인의 기준이 비슷하고 한국은 차이가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인류학의 연구에 따르면 한국인이 선호하는 짧고 오뚝한 코 모양은 남방계에 가깝고, 중국과 일본이 선호하는 코는 길고 높은 북방계라고 할 수 있다. 왜 한-중-일 3국의 선호하는 코 모양이 이렇게 달라졌는지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얼굴 전문가 조용진 박사에 따르면 미인상은 모든 여성의 얼굴을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각국 여성의 평균적 얼굴과 관련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예쁜 코를 만들기 위해서는 보형물이 필요할 때도 있다. 낮은 코를 높게 만들 때는 주로 인공 보형물인 실리콘이나 고어텍스가 쓰인다. 짧은 코를 길게 만들 때는 비중격 연골, 귀 연골, 가슴 연골(늑연골) 등 자신의 조직을 주로 사용한다. 코 성형의 목적에 따라 재료와 수술법이 선택된다.

아름다움의 기준은 인종, 성별, 연령 등에 따라 무척 다양하며, 획일적인 하나의 기준은 없다는 사실은 코 성형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미인 얼굴의 황금비율 등도 제시돼 있으나, 이는 예시일 뿐 절대적인 기준으로 볼 수는 없다. 철학자 칸트는 “아름다움에는 객관적 원리가 없다”라고 말했다. 코에 대한 국가별, 인종별, 연령별 선호도 차이를 보면 칸트의 말이 공감된다.

이민구 압구정서울성형외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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