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옷, 벗을수록 시원할까?

짧은 옷 당연?.. 알몸은 더위를 더 느낀다

옷은 자신의 신체 사이즈에 맞게 입어야 쾌적한 느낌을 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온이 오르는 여름철. 외부 온도, 몸의 온도에 가장 민감한 때다. 더워질수록 옷차림이 짧아지는 게 당연하다지만 과연 벗을수록 시원할까? 몸이 열을 발산하는 원리와 옷의 소재를 이해하면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인체는 36.5℃의 체온을 유지한다. 인간이 쾌적함을 느끼는 외기(外氣)온도는 20℃이고, 의복을 착용하지 않고 쾌적함을 느끼는 피부온도는 28~30℃다.  피부온도는 체온과는 다른 개념으로 보통 피부온도가 35.5℃일 때 더위를 느낀다.

여름철 맑은 날 습도는 보통 70%, 장마철엔 80% 전후다. 옷을 입어서 쾌적함을 느낄 때 피부 온도 32±1℃, 습도 50±10%, 초속 0.25m의 바람이 불 때, 즉 기류 25±15cm/sec 일 때다.

또한 옷을 입어서 체온을 조절할 수 있는 기온의 범위는 10~26℃이다. 이 기온의 범위 안에서 옷으로 체온 보온효과와 체온 감소 효과를 조절할 수 있다.

쾌적함 느끼는 피부온도 32℃, 열 잘 빠지는 옷 좋아

어떤 것을 입든 간에 몸이 시원해지기 위해서는 발열이 중요하기 때문에 여름에는 체열이 잘 빠져나가게 하는 옷이 좋다. 열이 빠져나가는 형태에는 방사작용, 대류작용, 전도작용, 증발작용이 있다.

방사작용은 사람의 몸이 자기보다 온도가 낮은 주변 물체에 끊임없이 열을 내뿜는 현상이다. 춥거나 바람이 불 때는 주로 대류작용으로 체온을 빼앗긴다. 전도작용은 몸이 어떤 물질에 닿으면 몸의 열이 그쪽으로 옮아가는 현상. 날씨가 따뜻하면 인체에서 빠지는 열 가운데 20~30%가 증발작용으로 달아난다. 인체에서 땀 등의 수분 1g이 증발하는 데 580칼로리의 열량이 소모된다.

이에 따라 레깅스 등과 같은 타이트한 옷은 여름에 쾌적함을 유지하는 데 별로 효과적이지 못하다. 꽉 끼는 옷은 통기성이 떨어져 더 덥다. 헐렁한 옷을 입으면 통기성이 좋아 시원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더운 날 쾌적함을 주는 옷차림은 아니다. 옷과 피부의 접촉면이 적어 옷이 땀을 흡수하지 못해 땀이 그대로 흘러내리게 된다.

신체 사이즈에 맞게 입어야 가장 쾌적한 느낌을 줄 수 있다. 옷의 속면과 피부의 접촉 범위가 넓어져 땀 흡수가 빨리 되고, 땀의 증발로 피부온도가 내려간다. 몸에 맞는 의복 착용은 쾌적함을 주는 피부 온도 32℃ 정도로 맞추기도 쉽다.

방사-대류-전도-증발작용으로 체열을 발산하는 우리 몸의 원리에 맞게 젖은 땀을 빠르게 흡수해 체외로 배출하고 바로 마르게 한다는 이른바 ‘흡한속건(吸汗速乾)’의 섬유가 여름에 가장 좋다.

알몸 상태와 속옷 입은 경우, 어느 쪽이 시원?

여기서 흥미로운 질문 하나. 옷을 하나도 걸치지 않은 알몸 상태와 흡한속건 섬유의 옷을 입었을 때, 더운 여름날 야외에서 어느 쪽이 더 시원할까? 정답은 알몸 상태가 아닌 흡한속건의 옷을 입었을 때다. 땀은 액체성분이므로 공기 중에 그대로 놔뒀다 해서 바로 증발되는 것이 아니다. 흡한속건의 옷은 피부에 있는 땀을 공기 중으로 더 빨리 증발시키는 효과가 있다.

벗을수록 시원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흡한속건 섬유는 단면이 일반적인 원형이 아닌 십자(+), 쌍십자(++), 네잎 클로버(♧), 더블유자(W) 등으로 형성된 게 특징이다. 섬유다발 사이에 무수히 많은 미세공간이 형성돼 있어 땀이 체외로 빠르게 배출될 수 있도록 해준다. 일반소재에 비해 대략 2.5배의 흡수 및 건조성능을 보인다.

흡한속건 기능성 섬유가 여름에 시원하고 좋다면 자주 입는 평상복에서 시원한 소재는 어떤 것일까? 의복의 기본 원단이 되는 3가지 소재가 있다. 마, 면, 모 가 그것. 시원한 정도는 마>면>모 순이다. 마는 수분 흡수성과 통기성이 좋아 시원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여름용 옷으로 많이 사용된다.

    정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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