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알츠하이머병 예방에 유리한 이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남성보다 여성이 알츠하이머병에 많이 걸리지만 예방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변화의 효과는 남성보다 여성이 앞선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6일(현지시간)《알츠하이머병 예방》에 발표된 미국 연구진의 논문을 토대로 CNN이 보도한 내용이다.

여성으로 태어났다면 알츠하이머병 관련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이 있다. 나쁜 소식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단일 위험요소를 갖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 책임자인 플로리다 애틀랜틱대 뇌건강센터의 리처드 아이작슨 알츠하이머병 예방 클리닉 소장은 “알츠하이머병의 영향을 받는 뇌 3개 중 2개는 여성의 뇌”라고 말했다.

좋은 소식도 있다. 아이작슨 소장의 연구진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식이 요법, 운동, 스트레스 감소, 수면 위생과 같은 개인화된 라이프스타일 개선을 통한 예방효과가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뚜렷하다는 점이다. 그는 “개별적으로 맞춤화 한 라이프스타일을 적용했을 때 알츠하이머병과 심혈관질환에 대한 위험 척도에 있어서 남성에 비해 여성의 개선효과가 훨씬 컸다”고 말했다. 여성은 또한 남성과 비교해 혈당수치와 ‘나쁜 콜레스테롤(LDL)’ 또는 저밀도지단백질의 지수가 현격히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화된 라이프스타일 개선 효과

이번 연구는 개인화된 권장사항이 치매의 인지 기능과 위험 요소에 미치는 영향을 테스트하기 위해 고안된 10년 연구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하위 집합을 추적했다. 2018년부터 뉴욕 장로교 병원과 웨일 코넬 메디컬센터가 2018년부터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치매와 알츠하이머 등록 비교 효과(CEDAR)’시험이다.

참가자들은 혈액, 신체, 인지 및 유전 검사를 받고 운동, 식이요법, 혈압조절, 수면위생, 스트레스 감소 등 개인 맞춤형 라이프스타일 개입을 받았다. 아이작슨 소장은 “CEDAR 임상시험에 참여한 모든 사람은 알츠하이머 가족력이 있지만 연구를 시작할 무렵 대다수는 인지능력 저하 징후가 없었다”고 소개했다. 연구에 참여한 154명의 남녀 중 35명이 알츠하이머로 인해 ‘가벼운 인지장애(MCI)’ 진단을 받았지만 “일상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았다”는 것.

2019년 첫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MCI를 가진 사람이 18개월 동안 라이프스타일 권장사항의 최소 60%(평균적으로 21개의 다른 권장사항 중 최소 12개)를 준수했을 때 기억력과 사고력에 대한 인지 테스트 성과가 거의 5점이 향상됐다. 다만 권장사항의 60% 미만만 수행한 사람은 인지기능이 개선되지 않았다.

알츠하이머병 가족력이 있는 인지적으로 정상인 참가자는 예방그룹으로 분류됐다. 이들은 생활습관 권장사항의 일부만 수행해도 평균 4.5점의 ‘동등하게 인상적인’ 인지적 향상이 이뤄졌다. 아이작슨 소장은 “이 그룹은 60% 미만만 수행해도 동일한 개선효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아이작슨 소장은 “좋은 소식은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것이 여성과 남성 모두에서 실제로 18개월 동안 인지력이 향상되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연구된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인지력 저하를 지연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기에 시간이 지나도 인지력이 향상하는 것은 보기 힘든 일”이라고 설명했다.

CEDAR 참여자의 약 절반은 1개 이상의 아포E(APOE)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아포E유전자를 갖고 있으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다행히 2019년 연구에서는 아포E 유전자를 한두 개 가진 사람에 대한 개입의 인지적 이익이 아포E유전자가 없는 사람과 비교해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과 남성의 개입 효과 차이

26일 발표된 새로운 연구는 라이프스타일 개입이 얼마나 잘 작용하는지에 관한 한 남성과 여성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참가자들의 하위 집합을 분석함으로써 2019년 연구를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 아이작슨 소장은 “여성은 치매에 대해 남성과 매우 다르고 독특한 위험 요소를 가지고 있다”며 “여성은 중간 부위 주변에 지방이 쌓이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9% 더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폐경기 전이 동안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감소는 실제로 뇌에서 알츠하이머 병리를 유발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위험 요인 중 하나”라고 그는 덧붙였다.

새로운 연구에서 인지적인 문제가 없는 예방그룹의 여성은 심혈관위험 척도 2개 중 하나와 심장병을 예방하는 좋은 콜레스테롤(HDL) 또는 고밀도 지질단백질 수치에서 남성보다 더 큰 향상을 보였다. 초기 치료군이라 불리는 가벼운 인지력 저하(MCI)를 보이는 여성은 평균 혈당 수치와 두 가지 심혈관 위험 척도에서 남성보다 더 큰 향상을 보였다. 또한 이 여성 코호트는 초기 치료 그룹의 남성보다 몇 가지 중요한 콜레스테롤(또는 지질) 생체 지표에서 더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모든 참가자에서 개인화된 권장사항의 10%를 추가로 준수하면 여성은 0.9점, 남성은 0.41점 향상됐다.

심혈관 위험을 줄이는 것이 미래의 인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심장에 좋은 것은 뇌에도 좋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아이작슨 소장은 “고혈압, 고콜레스테롤, 고혈당, 당뇨 같은 혈관 위험 요인이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은 아닐 수 있지만 알츠하이머 병리를 빠르게 진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나라면 인지력 저하로 가는 길에 엔진을 회전시키기보다는 브레이크를 세게 밟고 싶을 것”이라는 비유로 이를 설명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알츠하이머의 위험을 훨씬 더 줄일 수 있다는 발견은 반가운 소식이다. 여성들이 알츠하이머병과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는 동시에 미래 연구에서 유망한 영역을 개척하는 효과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아이작슨 소장은 “우리는 다양한 생활 방식과 의료 개입을 통해 안전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치료함으로써 뇌 건강에 실제로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 줬다”고 자평했다.

해당 논문은 다음 링크(https://link.springer.com/article/10.14283/jpad.2022.44)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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