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장애인보다 암 발생률은 낮은데 사망률은 높아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암 발생률이 낮지만 암 발생 이후 사망률은 높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장애인이 비장애인보다 암 발생률이 0.9배 낮은 반면 암 발생 이후 사망률은 1.0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에서 장애 진단 이후 암 발생률과 사망률을 조사한 국내 첫 연구 결과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재활의학과 전하라 교수 연구팀은 ‘장애인에서의 암 발생률 및 생존률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암 예방부터 조기 진단, 치료까지 전주기 암 관리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인도 암을 예방하고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장애인은 의료적, 사회적, 경제적 측면에서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이로 인해 암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데 제한이 있을 수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사회적 상황과 필요성을 토대로 국내 최초로 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 발생 이후 암 발생률과 사망률, 장애 발생 이후 암 검진률 등에 대해 알아보고 이를 비장애인과 비교해 장애인의 암 관리를 위한 건강관리 방향을 제시하고자 진행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맞춤형 건강정보자료를 이용해 첫 장애등록일자가 2004년부터 2010년인 19세 이상 장애인 가운데 ‘C’로 시작하는 상병코드(ICD-10)를 주 상병으로 청구된 환자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장애인과 성, 연령, 소득순위, 거주지 특성을 맞춰 1:1 성향점수매칭을 시행해 비장애인을 선정해 비교했다.

장애인의 사망 원인 1위는 악성 신생물이었다. 암 발생률은 장애인 11.0%, 비장애인 12.1%로 비장애인보다 장애인에서 암 발생률이 0.9배 낮았다. 암 검진율 또한 장애인 67.1%, 비장애인 73.0%로 장애인에서 0.76배 낮았다.

암 치료와 사망률은 장애인에게서 더 높게 나타났다. 암 치료를 받지 않은 비율은 장애인 40.9%, 비장애인 32.3%였으며, 암 발생 이후 사망률은 장애인 58.3%, 비장애인 55.9%로 비장애인보다 장애인에서 사망률이 1.05배 높았다. 연구팀은 “장애인은 암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의학적 서비스를 이용하기 어려워 비장애인보다 암 발생률은 낮고 사망률은 높은 것으로 보고됐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애등급을 중증(1~3등급)과 경증(4~6등급)으로 나눠 비교한 결과에서는 중증 장애인에서 암 발생률이 낮은 반면 사망률은 높고, 암 검진률이 낮았다. 암 치료를 받지 않은 비율과 진행암의 비율 역시 경증보다 중증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전하라 교수 연구팀은 “이는 중증 장애인들이 암 서비스에 접근할 때 다양한 장벽에 직면하고 있으며, 심한 신체적 장애로 인해 암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암과 장애를 함께 안고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애인에게 암 예방부터 암 조기진단, 치료까지 전주기적으로 암 서비스가 적절하고 유연하게 제공되어야 하며, 장애 정도가 심한 중증 장애인일수록 그 필요성이 더 크다는 것이다. 이어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암 검진 및 치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장애인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의료적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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