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 정돈이 자기 돌봄에 중요한 이유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우리는 스트레스 과부하로 고통을 느끼는 시대에 살고 있다. 스트레스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개인적 습관이 불안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다. 주변이 어수선하고 잡동사니가 널려 있는 것도 그중 하나다.

미국 건강 매체 ‘에브리데이헬스닷컴’에 의하면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물건들에 제 자리를 찾아주는 정리 정돈은 과정과 결과로 많은 이점을 제공한다. 어수선한 공간을 깨끗하게 정리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통제감을 얻고, 기분과 심리 상태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리 정돈이 정서적 복지와 자기 돌봄에 중요한 이유다.

뉴멕시코대 앤더슨경영대학원 행동연구소 캐서린 로스터 박사는 “정리 정돈은 환경에 대한 통제력을 새롭게 느끼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물건에 제 자리를 찾아주면서 자유와 해방감을 느낀다는 것. 이를 통해 주인의식과 통제력을 되찾을 수 있고 스스로 더 유능하고 효율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팬데믹으로 집에서 더 오랜 시간을 보내며 주변이 어지러워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드폴대 사회심리학 조셉 페라리 교수는 “이는 착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사람들의 흔한 변명 중 하나는 ‘지금은 시간을 낼 수 없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재정과 건강 등 관련 요인이 어수선한 공간을 치울 기회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게다가 자질구레한 쓰레기가 넘쳐나는 책상과 서랍을 건드리거나 여기저기 쌓인 옷 더미를 분류하는 것과 같이 생각만 해도 한숨이 나오고 스트레스가 되는 일은 미루기 십상이다.

<어수선한 공간, 왜 웰빙에 영향을 미칠까>

주변 공간에 잡동사니가 쌓여있으면 정서적 신체적 웰빙에 영향을 미친다. 우선 사무실이 어수선하면 생산성이 떨어지고 번아웃을 증가시킬 수 있다. 기능적 자기공명영상(fMRI) 스캔을 실시한 선행 연구에 따르면, 어수선하고 정돈되지 않은 환경에 노출되면 주의력과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고, 심지어 인지 능력도 저하될 수 있다.

생활공간이 혼란하고 무질서한 것은 너무 많은 소유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페라리 박사는 “물건에 대한 지나친 애착은 정리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면서 “과도한 물건보다 이에 대한 애착이 더 문제가 된다”고 말했다.

미루는 습관과 어수선한 공간은 연관성 있다. 2019년 페라리와 로스터 박사의 연구에서 직장에서의 우유부단한 태도와 미루는 습관이 사무실의 잡동사니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영향은 업무 성과의 저하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국제심리학연》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종이 쓰레기 사무용품 등이 널려 있으면 직무 만족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관리직은 업무 관련 과로 위험이 증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안이 어수선하면 전반적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16년 《환경심리학》 저널에 게재된 논문은 잡동사니가 쌓인 주거 공간이 주관적 웰빙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편안하고 안전한 장소로 여겨지는 ‘집’이 정리 정돈이 안 된 경우 안정감을 위태롭게 한다는 것. 로스터 박사는 “잡동사니가 쌓이면 물리적 환경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하게 되고, 이것이 패배감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감을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의 생활 환경에 대한 연구에서 집이 어수선하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에 비해 하루 종일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 수치가 증가했고 우울감이 더 높았다. 발이 걸려 넘어질 수 있는 물건이나 전선이 바닥에 있으면 안전상 위험이 될 수 있고, 물건이 쌓여 먼지나 벌레를 끌어들이는 등 건강상 위험도 될 수 있다.

로스터 박사는 “집안에 사람들을 초대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면 사회생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몸무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2016년 한 연구는 정리가 안 된 부엌에 있는 사람들은 정리된 부엌에 있는 사람들보다 칼로리가 더 높은 간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었다.

<정리 정돈, 자기 돌봄이 되기 위해>

정리 정돈을 하는 것은 정신적, 정서적 웰빙에 도움이 되는 만큼 노력할 가치가 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정리해야 적당한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정리가 강박관념이 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정리 정돈에 사로잡혀 삶의 다른 문제에 관심을 돌리지 못할 정도라면 도가 지나친 셈이다.

다시 말해, 정리 정돈에 관해서 자신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고 일정한 정도는 통제권을 포기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주말이나 특별한 경우 혹은 가정이나 사무실의 특정 장소는 어느 정도 예외를 두는 식이다.

자기 돌봄이란,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스스로의 신체적 정서적 건강을 돌보기 위해 하는 일을 뜻한다. 그런 점에서 정리 정돈은 분명 자기 돌봄의 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지금 사무실이나 집안이 어수선하다면 봄을 맞아 불필요한 물건은 버리고 주변 정리를 하는 것도 성취감을 높이고 산뜻한 출발을 준비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

    이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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