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BA.2 변이, 원조보다 치명적일까?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역대 최고의 전파력을 보인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에 많은 전문가는 ‘끝의 시작’을 얘기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치명률을 줄이는 대신 전파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함에 따라 코로나19도 독감과 같은 계절적 유행병(엔데믹)이 될 것임을 보여준다는 기대 섞인 관측이었다.

그러자 기다렸다는 듯이 BA.2 변이가 등장했다. 오미크론의 사촌쯤 되는 이 변이는 ‘델타의 얼굴을 한 오미크론’이었다. 그래서 ‘스텔스 오미크론’이란 별명이 붙었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감추는 코로나바이러스로 받아들여 더 무서워하게 됐다. BA.2는 델타를 제치고 우세종이 된 원조 오미크론(BA.1)을 다시 물리치고 새로운 우세종이 되고 있다. 과연 BA.2는 끝이 시작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반증일까? 아니면 그 시작이 긴 꼬리를 이으며 생각보다 오래 이어질 것임을 보여주는 신호일까?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이 BA.2에 대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들을 기사화했다. 이를 종합해보면 BA.2는 예상보다는 덜 위협적이며 델타와 오미크론이 보여준 확진자 급증의 새로운 파동이 나타나지 않을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꼬리가 긴 ‘끝의 시작’일뿐이란 설명이다. 다음은 NYT가 소개한 BA.2의 특징이다.

● 새롭지 않다

오미크론은 지난해 11월에 처음 발견됐다. 얼마 안 돼 오미크론이 유전적 특징이 뚜렷이 구별되는 3갈래 하위변이로 구분된다는 것이 드러났다. 당시 가장 흔한 것이 BA.1였으며 또 그만큼 빠르게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이번 겨울 급격한 코로나 확산의 전적인 책임은 BA.1의 몫이었다. 처음엔 BA.1이 BA.2보다 1000배 더 흔했다. 그러다 2022년 초가 되면서 BA.2가 새로운 감염의 더 큰 부분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 더 쉽게 전파된다

모든 오미크론은 전염력이 매우 강하다. 델타와 같은 이전 변이들을 쉽게 밀어내고 우세종이 된 이유도 여기에 있다. BA.2는 BA.1보다 전염성이 더 강하다고 많은 연구결과가 말한다. 예를 들어, 덴마크 연구진은 한 가정 내에서 오미크론 하위 변이들의 감염력을 비교해본 결과 BA.2에 감염된 사람이 BA.1에 감염된 사람들보다 함께 사는 사람들을 감염시킬 가능성이 상당히 높음을 발견했다. 또 영국 연구진은 BA.2에 감염될 경우 BA.1에 감염됐을 때보다 다른 사람을 감염시키는 데 평균적으로 더 적은 시간이 걸렸고, 지역사회를 통한 확산이 가속화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새로운 확산파동은 없을 것

올해 초 수많은 나라에서 BA.2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2월이 되면서 한때 지배종이던 BA.1을 몰아내면서 세계적 지배종이 됐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미국 내 BA.2의 비중이 2월 초 1%에서 3월 초 11%로 뛰어올랐다고 추정했다. BA.2가 미국에서도 지배종이 될 날이 멀지 않았다.

그렇다고 새로운 BA.2 파동이 발생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고 있다. 미국에서 BA.2가 더 흔해 지는 동안 총 신규 환자 수는 약 95%가 감소했다. 세계적으로도 매일 새로운 감염자 수가 1월 말 최고치의 절반으로 떨어졌다. 많은 나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한 탓에 BA.2가 새로운 감염 증가를 촉진할 수는 있다. 3월 10일 영국 연구진의 보고에 따르면 영국에서 그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새로운 대규모 급등을 우려하지 않는 데는 이유가 있다.

● 기존 백신이 유효하다

오미크론의 두드러진 특징이 백신 보호를 부분적으로 회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돌파 감염’은 더 흔해 졌고, 일일 확진자 숫자도 최고치를 경신하게 했다. 그러나 백신이 오미크론에 감염돼도 위중증을 막는 보호효과는 유효하다는 점이 밝혀졌다. 오미크론 폭등 기간 내내 백신은 입원환자 수를 줄이는 데 톡톡한 위력을 발휘했다.

영국 보건당국은 백신이 BA.1과 BA.2 감염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했으나 차이를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두 하위 변이 모두 부스터 샷을 맞을 경우 맥을 추지 못한다는 점도 동일했다.

● BA.1에 걸려 생긴 항체가 BA.2도 막아준다

오미크론은 기존의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으로 갖게 된 면역력을 효과적으로 회피할 수 있다. 스파이크 단백질 표면을 바꾸는 돌연변이를 갖고 있어 항체가 달라붙기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BA.2는 BA.1과 구별되는 많은 독특한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BA.1 감염으로 생긴 면역력도 회피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이는 기우에 머물렀다. 세계보건기구(WHO)는 BA.1에 감염돼 형성된 면역력이 BA.2 감염을 차단하는 강력한 보호효과를 발휘한다고 밝혔다.

● BA.2는 BA.1보다 심각하지 않다

오미크론은 역설적 변이임이 드러났다. 전염성은 높았지만, 위중증 유발율은 델타 보다 낮았다. 그로 인해 감염자 숫자가 폭증했다. 상대적으로 위중증 환자는 줄었지만 감염자 모집단 자체가 커졌기에 입원 환자와 사망자 숫자도 늘어났다.

오미크론에 대한 연구는 위중증이 줄어든 이유를 밝혀냈다. 백신 접종과 기존 변이 감영이 많은 사람들에게 코로나19가 통제 불능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면역 방어를 제공했다. 게다가 오미크론은 태생적 독성이 약해 다른 변이에 비해 폐에 손상을 덜 입힌다. .

● 기존 코로나19 치료제로 치료 가능하다

BA.1과 마찬가지로 BA.2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대부분의 단일클론 항체 치료제를 회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단일클론 항체 치료제는 효과가 떨어진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의 에부셀드 치료법은 효능이 있다. 또 항바이러스제인 팍스로비드, 몰누피라비르, 렘데시비르 모두 BA.2에도 효과를 발휘한다.

● ‘스텔스 변이’이라는 별명은 이제 그만

BA.2는 PCR(유전자증폭)검사를 할 때 델타와 비슷한 형태로 혼란을 가져왔다. BA.2는 테스트에서 검출된 세 가지 확실한 코로나바이러스 유전자 중 하나를 숨기는 돌연변이를 가지고 있었다. 이 때문에 발견 초기에 델타나 다른 변이와 혼동을 일으켰다. 그래서 ‘스텔스 오미크론’이란 별명이 붙었다. 하지만 그 종류를 구별할 때 헷갈릴뿐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것 자체를 숨길 순 없다. 게다가 요즘 PCR검사를 하면 둘 중 하나다. BA.1 아니면 BA.2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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