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변이, 어린이 환자 많은 이유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지난 두 달간 전세계를 휩쓸면서 수백 만 명이 병원에 입원했다. 특히 과거 코로나19에 비해 어린이 환자가 많았다. 오미크론 유행에 유독 어린이 환자가 많은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4일(현지시간) 분석 기사를 내놨다. 오미크론이 과거 코로나19처럼 폐를 집중 타격하기 보다는 코, 구강, 후두를 뜻하는 상기도 부위에 초점이 맞춰졌기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오미크론은 델타변이 보다 면역력이 강한 젊은 층에서 위중증 발병률이 낮다. 이는 어린이의 경우도 비슷하다. 실제 오미크론으로 입원한 어린이의 위험이 델타 때에 비해 3분의 1에서 2분의 1정도 더 낮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실제 영국의 예비 데이터에 따르면 오미크론 파동 기강 입원한 어린이, 특히 1세 미만의 어린이 비율이 증가했지만 인공호흡기나 보조 산소가 필요한 경우는 훨씬 적었다.

그럼에도 어린이 입원환자는 왜 늘어난 것일까?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전체 입원환자 중 어린이 입원환자의 비율이 5%를 차지한다. 이는 종전 다른 변이 파동 때보다 최대 4배나 높은 비율이다.

가장 유력한 가설은 성인에 비해 어린이가 백신접종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아서 라는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는 아직 5세 미만의 어린이를 위한 코로나19 백신 사용승인이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일부 국가에서는 그 경우가 12세 미만 어린이로 확대된다. 5세~11세 어린이에게 백신 접종을 허가한 미국의 경우엔 해당 연령대 어린이 중 3분의 1만이 백신을 맞았다.

또 다른 가설은 오미크론이 성인보다 어린이를 집중 공략하도록 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이다. 미국 유타보건대 소아감염병학부장인 앤드루 파비아 교수는 이 가설에 대한 근거로 오미크론이 폐세포보다는 상기도를 더 많이 감염시킬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초기보고서를 들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보통 폐를 집중 공략해 위중증을 유발하는데 오미크론은 폐보다는 그 위의 상기도 감염에 치중해 위중증을 유발하지 않다는 설명이다. 이 경우 어린이는 상대적으로 코의 통로가 작아 쉽게 막힐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성인에 비해 상기도감염이 더 위험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급성폐쇄성 후두염에 걸린 어린이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는 미국 어린이국립병원의 로베르타 드비아시 소아 감염병과장의 보고도 이를 뒷받침한다.

급성폐쇄성 후두염은 위험하긴 하지만 병원에서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위중증의 위험은 여전히 적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심하기엔 이르다. 오미크론의 급성 감염에서 회복된 어린이가 증상이 수 개월간 진행되는 장기 코로나19나 소아 다기관염증증후군(MIS-C)으로 악화될 위험성이 상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MIS-C는 코로나19에 걸린 어린이들에게서 발생하는 후유증으로 보통 감염 2~4주 뒤 고열과 피부발진 증세를 보이며 심할 경우 심장동맥의 염증을 동반한 독성쇼크를 일으키기도 한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의 마이클 압수드 교수(소아여성의학)는 “지금쯤이면 MIS-C의 신호를 보기 시작했을텐데 아직 보지 못했다”면서 ”병이 발병하는 데 시간이 더 오래 걸릴 수도 있기 때문에 계속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건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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