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활성화’ 코로나19 백신, 오미크론에 무용지물 (연구)

Covid-19 new variant omicron

코로나19 백신은 모두 5종류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이 공급된 백신은 비활성화 백신이다. ‘화학적 거세’로 더 이상 감염을 일으킬 수 없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를 활용한 백신이다. 안정적이고 제조가 용이해 중국과 인도처럼 인구가 많은 나라에서 개발됐다. 특히 중국이 우호적 외교관계 구축을 위해 제3세계에 대거 배포했다.

그 결과 중국의 시노박(코로나백)과 시노팜, 인도의 코백신이 지금까지 전 세계에 공급된 110억 도스(1회 접종량) 분량의 코로나19 백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런 비활성화 백신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게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과학전문지 ‘네이처’가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비활성화 백신을 두 차례 맞고 접종완료한 사람들의 체내에서 오미크론에 대항할 수 있는 항체가 발견되지 않았다. 비활성화 백신으로 3차 접종(부스터 샷)을 맞은 사람도 바이러스의 활동을 억제시키는 중화 항체가 낮은 수준을 보일 때가 많았다. 단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이나 단백질재조합 백신으로 부스터 샷을 맞으면 오미크론에 대한 면역력이 유지되는 것으로 관찰됐다.

지난해 12월 홍콩 연구진은 시노박 백신을 2차례 접종한 환자 25명의 혈액을 분석했을 때 비활성화 백신이 오미크론을 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초기징후가 나타났다. 단 1명의 혈액샘플에서도 중화항체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베이징에 본사를 둔 시노박 회사는 접종한 20명 중 7명이 오미크론을 중화시킬 수 있는 항체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내부 자료를 공개하며 이런 회의론에 맞서왔다. 코백신을 제조한 인도의 바랏 바이오테크사와 시노팜을 제조한 중국 국영기업 시노팜도 자사의 비활성화 백신이 오미크론에 대해 어느 정도의 효능을 유지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들 연구는 동료평가를 받지 못한 경우 많아 신뢰도가 떨어진다.

-시노팜·코백신 등 비활성화 백신, 오미크론에 효과 약해

비활성백신의 부스터샷을 맞으면 중화항체 수가 어느 정도 회복된다. 중국 상하이교통대 의대 연구진은 시노팜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8,9개월이 지난 292명의 오미크론 중화항체를 확인했을 때 불과 8명에게서만 중화항체를 발견했다. 하지만 부스터샷 접종을 한 뒤 그 숫자가 284명으로 증가했다. 이 연구도 아직 동료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중화항체의 수치는 낮게 나왔다. 이에 대해 칠레 교황청립가톨릭대의 라파엘 메디나교수(분자생물학)는 “그래도 다른 면역반응은 제 역할을 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감염된 세포를 파괴하는 T세포와 과거의 감염을 기억하고 있다가 미래에 대한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B세포, 바이러스와 결합하는 비중화항체가 제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설명이다. 메디나와 미국 대학의 연구진이 12월 공동 발표한 사전 공개 논문은 시노박 백신을 맞은 사람들의 비중화항체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터키 하제테페대 의대의 무라크 아코바 교수는 이에 대해 비활성화 백신이 오미크론 감염을 막는데 한계를 보이긴 하지만 위중증을 막는 효과는 있다고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비활성화 백신 접종자의 경우 mRNA백신이나 단백질 재조합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맞는 것이 면역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도 있었다. 스웨덴 카롤린스키연구소의 창 팸-하마스트롬 교수 연구팀은 mRNA 부스터샷을 맞은 사람들에게서 결합 항체, 기억 B 세포, 킬러 T세포가 충분한 수준을 유지한다고 보고했다. 또 중국과 아랍에미리트에서의 연구는 단백질재조합 백신을 부스터샷으로 맞을 때 더 많은 수의 중화항체가 유발된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의학논문 사전공개 사이트 «메드아키이브(medRxiv)»에 발표된 미국 예일대 이와사키 아키코 교수팀의 논문은 비활성화백신 접종자에겐 암담한 소식을 전했다. 연구진은 시노백 백신을 2회 접종 완료한 뒤 mRNA백신 부스터샷을 맞은 101명의 혈액샘플을 분석했다. 단 하나의 샘플에서도 오미크론 중화항체가 검출되지 않았다. 샘플의 80%가량에서 오미크론을 차단하는 항체반응이 일부 보이긴 했으나 이는 시노백 2회 접종자의 항체반응 수준과 다를 바가 없었다.

이와사키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기 전까지 비활성화 백신 접종자에 대한 mRNA백신 부스터샷 1회 접종을 지지해왔다고 밝혔다. “우리는 비활성화 2회 접종에 mRNA 부스터샷이 얼마나 환상적 조합이냐며 기뻐하고 있었는데 그때 쾅! 오미크론 타격이 가해졌습니다.” 이제 그는 비활성화 백신접종자에게 mRNA 부스터샷 2회 접종을 권하고 있다.

한건필 기자 hanguru@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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