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 앓는 청소년, 컴퓨터 게임하면서 치료받는다”

[사진=‘행복누리 프로그램’ 게임 장면]
게임을 즐기면서 우울증을 치료하는 시스템이 개발된 가운데 우울증 유병률이 높은 우리나라 청소년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유용한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신민섭 교수팀(도례미 조민지 장미래 신한별 연구원)은 우울한 청소년들이 컴퓨터 게임을 통해 인지행동 치료를 받을 수 있는 ‘행복누리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행복누리 프로그램’은 주 2회, 5주에 걸쳐서 총 10번 동안 ‘우울감 극복하기’, ‘친구 사귀는 법’, ‘학습능력 증진’을 훈련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연구대상은 우울증상이 있는 청소년 50명으로, 25명씩 프로그램 참여 그룹과 미참여 그룹으로 나눴다. 이들 모두에게 5주를 간격으로 사전, 사후 설문을 통해 검사를 실시했다. 연구결과, 프로그램 참여 그룹은 우울감, 주의력, 삶의 질, 자존감이 향상됐다. 우울증상을 재는 PHQ-9 척도점수는 평균적으로 37% 감소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생의 25.1%가 우울감을 경험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33.8%는 학업문제, 가족갈등,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했다. 삶의 만족도는 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편에 속한다(통계청, 2019). 초고속 인터넷과 휴대폰의 보급률이 세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상황에서 컴퓨터 게임을 활용한 인지행동 치료 시스템은 청소년의 우울증상 완화와 우울장애 예방에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민섭 교수는 “게임을 통한 프로그램은 우울한 청소년 치료에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며 “대면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 효과적인 치료적 대안”이라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재원과 한국연구재단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학술지 ‘정서장애(Journal of Affective disorder)’ 최근호에 게재됐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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