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겪은 뇌동맥류…과음·흡연하면 40대도 위험

[사진=조 바이든 SNS]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조 바이든 당선인은 과거 뇌동맥류 때문에 두 차례 뇌 수술을 받았다. 그는 1988년 2월 12일 45세의 나이로 왼쪽 뇌에 생긴 뇌동맥류가 터진, 뇌지주막하 출혈로 뇌동맥류 클립 결찰술을 받았으며 당시 상태는 가톨릭 신부가 장례 미사를 준비할 정도로 심각했었다.

바이든은 당시 로체스터 대학교에서 강의를 하려고 갔다가 호텔에서 번개가 치는 듯한 느낌과 함께 극심한 통증으로 쓰러져 5시간 동안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 윌밍턴의 성 프란시스 병원으로 가서 뇌수술을 받았다.

이후 3개월 후인 5월 4일 미국 워싱턴에 있는 월터리드 미 육군병원에서 오른쪽 뇌에 터지지 않은 다른 뇌동맥류 파열을 방지하기 위해 두 번째 뇌수술을 받았다. 바이든의 오른쪽 눈꺼풀과 이마가 약간 굳어보이는 것은 이때 뇌동맥류와 수술의 후유증이다.

뇌동맥류는 뇌혈관이 꽈리처럼 얇게 부풀어 올라 있는 상태로 뇌동맥꽈리라고도 한다. 터지기 전은 대부분 아무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혈압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파열돼 뇌출혈을 일으킨다. 뇌동맥류가 파열될 때 환자는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다 의식을 잃는 경우가 많고 30% 정도에서는 그 자리에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동맥류는 주로 고령에서 많이 발생하는데, 요즘에는 40대에 고혈압, 과음, 흡연, 동맥경화,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뇌동맥류 환자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가족력도 중요한 위험 인자이므로, 뇌졸중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뇌 MRA(자기공명혈관조영술) 등의 검사가 필요하다.

치료는 머리를 열지 않고 시술로 뇌동맥류를 막아주거나, 뇌동맥류를 묶어주는 수술 2가지로 나뉜다.

동맥류 시술은 전신마취하에 보통 사타구니 부위의 동맥을 통해 미세도관을 삽입해서 꽈리 부분에 도착하게 하고, 이를 통해서 백금코일을 꽈리 안에 채워넣어 막아버리고 혈액이 나머지 뇌혈관을 통해 흐르도록 하는 것이다. 두개골을 절개하지 않고 치료한다는 장점에 시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뇌동맥류의 모양 위치에 따라 항상 시술이 가능한 것도 아니고 동맥류에 따라 수술이 더 좋은 경우도 많다.

‘뇌동맥류경부결찰술’은 관자놀이 부위의 피부 및 두개골을 절개하고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뇌동맥류에 접근한 다음 뇌동맥류를 작은 클립으로 묶어 주는 것이다. 결찰은 묶는다는 뜻이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병원장 신용삼 교수는 “과거에는 뇌출혈이 돼 발견된 경우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건강검진으로 발견돼 병원을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터지지 않은 뇌동맥류는 대부분 응급이 아니므로 경험이 많은 신경외과 뇌혈관 분야 전문의에게 수술이나 시술이 반드시 필요한 병변인지에 대한 자문을 받아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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