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싸움에 우울 위험 2배…명절 기간 주의해요

[사진=alphaspirit/shutterstock]
‘명절 증후군’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평소보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만큼 갈등도 발생하기 쉽다. 실제로 매년 명절 동안 가정폭력 신고가 증가하는 추세며, 이 기간에 평소보다 1.5배가량 많은 신고가 접수된다. 특히 부부간의 언어적, 신체적 충돌은 큰 충격일 수 있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한창수, 한규만 교수팀이 가정에서 겪는 부부간폭력이 우울 증상의 발현 가능성을 높인다고 발표했다. 특히 여성은 우울 증상 위험이 약 2배 높아졌다. 남성은 큰 영향이 없었다.

연구팀은 한국복지패널조사의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부부간폭력이 우울 증상 발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위해 국내성인 기혼남녀 9217명을 조사했다. 그중 전년도에 우울 증상이 없다가 조사시점에 우울 증상이 나타난 1003명을 분류하여 조사한 결과, 신체적 폭력이나 위협을 일방적으로 당한 여성은 신체적 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우울 증상 발생위험이 1.96배 높았다.

양방향성 언어폭력을 경험한 여성은, 언어폭력을 경험하지 않은 여성에 비해 우울 증상 발생위험이 1.4배 높았다. 반면, 남성의 경우에는 폭력의 언어나 피해 및 가해 경험이 우울 증상의 발생에 영향을 주지 않아 성별에 따른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규만 교수는 “기혼 여성이 남성에 비해 언어적, 신체적 폭력으로 인한 우울 증상 발생 위험에서 더 취약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특히 언어폭력은 배우자로부터 폭언을 당하는 것뿐만 아니라 스스로가 폭언의 가해자가 되는 경험 역시 정신 건강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창수 교수는 “기혼 여성에서 가족 구성원 간 대인관계의 불만족이 언어적 폭력의 위험을 증가시켜, 다시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을 올리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며 “가까운 가족일수록 더 큰 이해와 존중이 필요하다는 점을 간과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명절에는 특히 가족 간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적절한 대비나 조치가 필요하다. 명절 과음으로 가족 간의 예의를 잃는 것에 주의해야 하며 서로 간의 대화에 매너를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민감한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 않도록 하고, 자신이 해결해 줄 수 없는 문제나 주제는 가능하면 언급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기분장애학회(ISAD)가 발행하는 공식 학술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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